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막내와의 대화에서..,

Author
bethelfaith
Date
2019-12-29 00:00
Views
451


저는 아이들을 통해서 참 많은 일들을 돌아보고는 하는데요. 그 중 막내, 민주와 나누는 대화는 가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돌아보게 하곤 한답니다. 그 중,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잠시 목회 칼럼에 나누고 싶은데요.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생각이 될 것 같아 소개합니다.

첫번째 대화 – ‘민주의 엉뚱한 질문’ 어느 날 하루, 민주는 이런 질문을 제게 하더군요. “아빠, 다른 사람이 나를 보면 볼 수 있는데, 왜 나는 나를 볼 수가 없지?” 처음에 질문을 받을 때는 너무나 질문이 심오해서(?) 민주의 말을 잘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다른 사람이 자기를 보면 보이는데, 왜 자신은 못본다니요. 실은 우리가 생각할 때 맞는 얘기고,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데 민주는 질문을 해 놓고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왜 나는 나를 볼 수 없을까요?”

그 날은 질문을 한 민주에게 뾰족한 답없이 지나갔는데, 실은 민주의 얘기를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자기를 못 보는 것이 당연한데, 그 당연함을 이상하게 여기는 민주는 왜 이상하다고 말한 걸까?’ 처음에는 답하기도 어렵고,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된 아이의 생각 치고는 너무나 철학적인 질문 같기도 해서 말이죠. 조금 더 생각해 보니 우리는 당연한 것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 당연한 것을 물었을 때 오히려 그 질문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왜 자신은 자신을 못 보느냐’ 는 민주의 질문이 오히려 이상했던 겁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직장에 출근하고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루 하루의 일상의 삶을 보내면서, 너무나 보편적인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이죠. 숨을 마음껏 쉴 수 있게 하는 공기, 마실 수 있는 물, 낮과 밤의 일상적이면서도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모든 만물의 조화등등., 이런 일상의 삶을 우리는 이 일상의 삶을 살게 하신 분, 주님이 계신 것을 잊고 지내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민주가 답을 찾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제게 민주의 생각은(질문은), 답이 되었습니다. 나는 나를 볼 수 없으나, 나를 보시는 주님이 계신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나를 보기 위해 주님을 더 찾고, 구하며, 주님께 감사하는 인생이 되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를 보시는 주님께 감사합니다.

두번째 대화 – ‘어느 주일 오후에’ 어느 주일 오후, 교회 목장 식구들을 초청해서 음식 준비를 하던 중에 아내와 언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청소를 돕고 있던 민주가 제게 이런 질문을 했죠. 민주 ; “아빠!” 나 ; “어 민주야” 민주 ; “아빠는 엄마 사랑하지” 나 ; “그럼, 사랑하지 왜?” 민주 ;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데, 그럼 왜 엄마랑 싸워” � 잠시 몇 초간 답을 하지 못할 정도로 민주의 말이 가슴을 쳤습니다. 그리고 기껏 생각한 답이란, “민주야 너도 크면 알게 돼” 아..! 구차한 답이 부끄러웠습니다. 곰곰이 생각하면 민주의 말이 맞습니다. ‘사랑하는데 왜 싸워?’ 라는 말이 마음에 계속 남았습니다. 그래서 더 사랑하지 못하고, 더 이해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돌아봤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2019년 한 해, 다사다난했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정이나 직장, 여러 만남과 관계에서 우리는 많은 일들을 부딪히며 살았습니다. 좋은 일도, 힘든 일도, 견뎌 할 일도, 다시 힘 내야 할 일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겨진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삶을 신실하게 인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주님께서 자신을 죽기까지 내어 주시며 우리를 사랑하심같이, 오늘 우리의 삶이 더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가 오는 2020년,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은혜로 더욱 풍성한 모든 교우분들의 삶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