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신앙의 달인

Author
bethelfaith
Date
2020-09-26 00:00
Views
672


1995년,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사회 생활을 했던 곳이 극동방송(FEBC: Far East Broadcasting Company)입니다. 한국의 극동방송은 북방선교(공산권선교)를 목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세워진 라디오 기독교 방송사죠. 극동방송에 관련된 얘기를 하려면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지금 잠시 하는 얘기는 제가 일하던 부서의 부장님 얘기입니다.

어느 날 하루는 방송을 후원하는 전파선교사(극동방송에서는 방송후원을 하는 분들을 전파선교사라 부름)분들에게 소식지를 보내는데 여러 장의 문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었죠. 그 날 한창 일을 하고 있는데, 부장님이 오시더니 도와 주시겠다고 하면서 도움을 주신다고 하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여러 장의 문서를 하나의 패키지로 모으려면 각각의 문서를 한 장씩 빼서 모아야 했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부장님은 문서를 보지도 않고 한 손은 문서를 빼고, 다른 한 손은 문서를 모으는데 ‘착착’ 기계처럼 일을 하시더군요. 너무나 빠른 속도에도 놀랐지만 마치 손에 기계가 달린 것처럼 정확하게 일을 하시는 것을 보고 ‘와’ 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 상황을 굳이 만들어 표현한다면, 부장님은 ‘우편의 달인’이었습니다.

최근 저는 우연히 유트브 영상에서 예전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달인’을 몇 편 보게 됐는데요. 달인으로 등장하는 김병만씨가 ‘00 달인’ 으로 등장하며 펼치는 동작들이 너무나도 뛰어나서(정말 그 분야의 달인만이 할 수 있는..), 보는 내내 ‘와’ 하는 감탄과 함께 웃음코드까지 곁들여 있어 즐겁게 봤습니다. 실은 ‘달인’ 으로 등장한 김병만씨는 매 주마다 ‘달인’이란 타이틀을 걸고 새로운 역할을 해 내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덴데 말이죠. 그래도 모든 주어진 상황에 ‘달인’ 이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감동까지 전하는 개그 코너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인’을 보면서 저는 ‘김병만’ 이라는 사람은 정말 못하는 것 없는 사람이라는 감탄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몇 개의 기사만 봐도 그가 얼마나 힘겨운 삶을 겪었고, 실패를 거듭하며 ‘달인’으로 인기를 얻게 됐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는 고교 졸업 전부터 공사판에서 일하며 온갖 일을 하면서, 27세에 KBS 공채 개그맨이 되기까지 서울예전 입시 6번, 백제대 입시 3번, MBC 개그맨 공채 4번, KBS 개그맨 공채에 3번이나 떨어졌다고 하죠.

“살다 보면 두드려도 안 열릴 때가 있죠. 어떻게 보면 좀 미련한 데, 저는 열릴 때까지 두드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앞에 얼음판이 있으면 ‘저걸 밟으면 깨질까? 안 깨질 수도 있는데..’ 하며 긴 시간 고민하죠. 저는 가서 일단 한 번 밟아봐요. 깨지면 돌아가고 아니면 그냥 갑니다. 망설이는 시간을 줄이고 빨리 부닥쳐 봅니다. 자기가 진정 좋아한다, 꿈을 갖고 있다, 절실하다, 그런 게 있으면 포기하지 않아요. 어떻게 해서라도 쟁취하고 싶은 게 저의 성격이죠” “달인을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어요. ‘실패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저를 무대 울렁증에 도망가는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뒤로는 여유가 생겼죠

몇 개의 기사만 봐도 그가 얼마나 자신이 하려는 일에 최선을 다했고, 실패를 딛고 일어섰는지, 그리고 그 실패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삶을 사는지를 배우게 됩니다.

실은 ‘달인’에 대한 얘기를 꺼낸 것은 사람들은 자신의 한 분야에 최고의 달인이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데, 신앙인들은 ‘신앙의 달인’이 되기 위해 어떤 삶을 사는가 생각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달인’이란 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말씀을 전하는 일을 감당하는 사람들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눈에 보이는 어떤 기적이나 능력이 늘 나타나는 일도 아니죠.

진실로 ‘신앙의 달인’이란 이미 모든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이니,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삶 자체가 달인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과의 친밀한 만남은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 하나님의 자녀됨은 주어진 은혜이지만, 그 은혜를 풍성하게 하는 ‘신앙의 달인’의 삶은 지속적인 기도와 믿음의 결단, 끊임없는 예배와 헌신을 통해서 열매를 맺게 된다는 사실..,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이미 ‘신앙의 달인’의 삶을 살고 계십니다. 이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