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묵상: 백야드를 정리하며
Author
bethelfaith
Date
2020-05-10 00:00
Views
376

요즘은 집에 있는 날들이 많아지다 보니 이것저것 정리해야 될 집안 일들도 눈에 자주 띄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봄이 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아무래도 잔디나 정원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있어.., 다른 집은 어떻게 관리하나 꽤 유심히 보게 되더군요.
한 2주 정도 됐나요. 저희 집과 옆 집의 백 야드는 나무에 묶어 둔 주황색 천으로만 구분될 뿐 나무들과 잡풀들로 우거져 거의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옆 집 분이 백 야드를 조금씩 정리하는 것 같더니 어느 사이에 너무나 깔끔하게 정리가 된 겁니다. 그 후로는 경계선 천을 중심으로 좌, 우가 확연하게 달라져 비교가 되더군요. 그래서인지 별로 관심을 갖지 않던 백 야드인데 말이죠. 계속 보게 되고, 경쟁심도 아닌데 뭔가는 해야 될 것 같아 결심을 했습니다. 마침 근처 Lowe’s 에 갈 일이 있어 갈퀴(Cultivator)를 하나 사고, 마음을 먹은 참에 며칠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 이틀에 끝 날 일이 아니었죠. 계획은 하루에 조금씩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워낙 잡풀도 많고, 가시나무들도 엉켜 있어 힘들 것은 예상했지만, 정말 예측하지 못한 일은 땅 밑에 있는 뿌리들이었습니다. 땅 밑에 뿌리들이 서로 길게 엉켜 있다는 걸 일하면서 알았습니다. 더구나 가시가 있는 나무들은 자칫 뽑다가 옷이나 몸에 살짝 스치기만해도 위험할 수 있는 일들이라 속도가 더딘 것도 감수해야 했습니다.
실은 제가 오늘 목회 칼럼에 백 야드 정리하는 얘기를 쓰게 된 것은 보이지 않는 땅 밑의 뿌리들을 캐면서 생각한 묵상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듯 땅 밑에 얽히며 뻗어있는 뿌리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또 반복해서 백 야드 작업을 할 수 밖에 없는 매우 지난한 일이 될 겁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뿌리의 생명력과 같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하니 요즘 코로나 19로 인해 겪는 우리들의 현실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실은 우리는 이제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어도,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일상(New normal life) 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 말하죠. 사업장마다 스니즈가드(sneeze guard)가 설치되고, 손세정제를 구비하겠죠. 서로가 만날 때 인사하는 법도 바뀌어 가고, 함께 만나 식사하는 일, 식당을 선정하는 일이나 만남의 변화들도 있겠죠. 마스크 쓰는 일도 일상이 될 겁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사회적 거리(Social Distancing)가 계속되면 될 수록 마음의 거리(Heart Distancing)는 더 심각해 질 것이고, 자신이나 가정,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사고가 강하게 자리잡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예수를 구주로 믿는 성도들은 어떤 믿음의 자세를 지켜야 합니까? 바로 ‘믿음의 뿌리 정신’입니다. 비록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성도들은 땅 밑의 뿌리처럼 서로를 위해 격려하며, 함께 기도하며 같은 방향(하나님의 나라)을 바라보며 살기로 결단할 수 있습니다. 그 중 기도는 가장 강력한 뿌리입니다. 목장 식구들을 위해, 교회를 위해, 가정과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예수님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서로가 소중한 한 몸이란 (그리스도의 몸; 엡2:21-22) 사실을 기억하고 섬겨주십시오. 부모는 자녀가, 자녀는 부모가 있다는 사실에, 남편은 아내가, 아내는 남편이 있다는 사실에, 서로가 서로의 존재됨을 기억하고 감사할 때 지금은 어려운 시절이지만, 함께 강한 뿌리가 되어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믿음의 강한 뿌리가 되는 것은 결코 혼자 되지 않습니다. 전도서 기자가 한 다음의 말씀을 꼭 마음에 기억하시고, 한 주간 주님 안에 강한 뿌리가 되어 가는 우리 서로가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을 드립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전도서 4:9)”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