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부활절 패키지
Author
bethelfaith
Date
2020-04-12 00:00
Views
320

이번 2020년 부활절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부활절입니다.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강력한 핍박을 받았던 초대교회 공동체도, 그 어떤 시대에도, 극히 제한된 장소라 해도, 숨 죽이며 부활의 기쁨으로 예배를 드렸던 교회 공동체로서는 도저히 상상해 본 적 없는 고난에 직면했습니다. 그것도 물리적인 박해나 전쟁, 재난같은 눈에 보이는 현실 때문이 아닙니다.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는 생각들을 갖고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게 됐고, 이런 두려움과 공포는 결국 예배를 모이지 못하게 하는 현실까지 이르렀습니다.
최근 들리는 뉴스마다 코로나 19(COVID-19) 바이러스에 확진 된 사람들이 더 늘어가고,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없어 두려움에 떨며 최 전선의 사투에서 싸우는 의료진들의 고통이 커져가고 있고, 확진 검사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계속해서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를 강조하고, 가정에서 격리하는 행정 명령으로(Shelter in Place) 으로 인해 사람들의 불안은 더 해 갑니다. 그나마 멀어진 거리가 마음마저 더 멀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혼란스런 시대입니다. 이런 때에 교회는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고 드리면서, 부활절 예배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함께 모일 수 없다면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럼 찾아 가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부활절 패키지 입니다. 부활절 패키지 안에는 몇 가지를 넣기로 했습니다. 우선 예배 때 주의 만찬을 위해 필요한 떡과 포도주입니다. 마침 떡과 포도주가 패킹이 된 싱글 팩을 살 수 있었고, 참여하는 가족 수대로 넣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에그에 달달한 사탕과 초코렛을 넣고, 편지와 함께 교회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었죠. 그 후 배달할 때는 행정 명령을 지키기 위해 장갑에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대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물론 뵙게 되도 어쩔 수 없으니 ㅎㅎ)
그리고 지난 수요일, 이 목사님과 저는 수요일에 지역을 나눠 각자 한 4시간 정도 배달을 한 것 같습니다. 주소를 스마트 폰 맵(map)에 찍고, 어떻게 하면 동선을 자연스럽게 할까 연구하고, ‘부활절 패키지’ 배달을 하면서 너무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됐습니다.
배달을 하는 가정에 계신 분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부활의 기쁨을 잠시라도 나눌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함, 그래서 내내 교인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움을 꾹꾹 누르며 한 분 한 분에게 카톡으로 인사를 하고,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얼굴을 뵙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다시 만날 그 날, 얼마나 기쁠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부활절에, 주님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사무칩니다. 그동안 부활의 기쁨을 갖고, 부활의 증인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부활의 주님을 얼마나 생각했는가 돌아보면 참 부끄러움이 큽니다. 오랜만에 카톡으로 안부를 묻게 된 목사님이 이런 메시지를 제게 보내주셨는데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이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서 주님과 동행하며 사는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짧은 글에 참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어 안부를 전해주신 목사님께 감사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지금 우리가 머무는 이 순간의 삶은 영원한 나라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부활의 증인으로 준비하는 시간을 주셨습니다. 바로 저와 여러분이 믿음을 준비해야 될 때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기억하십시오. 우리 모두는 부활의 증인이라는 사실을..,
베델믿음지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