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더우면 더운대로…

Author
bethelfaith
Date
2019-06-02 00:00
Views
348


저희 가정이 애리조나에서 조지아로 개척 목회를 위해 오게 된 때가 2011년 5월말이었는데요. 이사 후 그 해 여름은 참 바쁘게 보낸 것 같습니다. 개척 목회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교회 자리를 알아보고, 목회의 일을 준비하고, 아틀란타 정착을 위한 준비들도 제법 많았는데요. 우선 아이들이 가을에 갈 학교 등록을 준비하고, 이사한 집에서 써야 될 물품을 구입하는 등 여러 일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때 운전을 하던 차에서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됐는데요. 진행하시는 분들이 지금 아틀란타 날씨가 너무 덥다고 하시면서 청취자들에게 건강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들을 하셨는데, 당시 기억으로 약 100도가 조금 못 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가 그만 아내나 저나 ‘풋’ 하고 서로를 쳐다 봤는데요. 너무 덥다고 호들갑 스럽게 얘기하는 것이 실은 저희 내외에겐 우습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실은 다들 덥다고 하는데, 왜 그 얘기가 저희 내외에겐 우습게 들렸나면, 그것은 아주 단순한데요. 저희가3년간 애리조나에 살 때 매년 여름이면 몇 주간을 화씨 110 ~ 12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애리조나로 처음 이사 갔던 해는, 12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를 몰랐던 터라, 그 뜨거움은 더운 정도가 아니라 다 익어버릴 것 같은 혹독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애리조나는 여름에 A/C 유닛이 고장 나면 거의 재앙(?) 수준이기 때문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여하튼 120도를 수년간 경험한 저희 내외는, 2011년 그 해 여름, 100도를 육박하던 아틀란타의 온도가 그리 덥지 않았고, 라디오를 진행하시는 분의 얘기가 낯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8년이 되가는 요즘 여름, 90도를 웃도는 날씨에 제 입에서는 ‘너무 덥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을 보면요. 사람이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덥기도 하지만, 비가 없는 날씨가 연일 계속 되니깐, 잠시 비가 와서 온도를 식혀주고 나무나 풀이나 잔디에도 물을 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을 보면 날씨에 따라 이리저리 생각이 많은 제 자신을 보게 됐습니다.

이렇게 날씨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는 날씨의 변화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정말 많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네, 물론 추울 때는 춥다하고, 더울 때는 덥다하는 것이 자연스런 감정의 반응이죠. 그런데 추위는 추위대로, 더위는 더위대로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는가 돌아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비 없는 날씨가 오래동안 지속되다가 비가 며칠 오면 다들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좋아하는 마음도 며칠이 아니라 일주일, 아니 그 이상 비가 내내 온다면 감사는 점점 짜증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추위도 그렇고 더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추위(더위)의 한계를 넘으면 화를 내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물론 날씨만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사는 모든 삶이 다르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하면서도 직장이나 사업체에서 일이나 사람들로 인해 부딪히다 보면 감사보다는 불평이, 화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칠 때가 있습니다. 입에서는 거친 말들이 오가고 감정이 상하며 계속 짖눌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다시 돌아보게 되는 것은 감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감사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제사입니다(시50:14; 23). 감사는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입니다(살전5:18). 또한 감사는 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하는 기쁨입니다(시100:4).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여러분의 감사는 어떠신가요? 오늘 우리가 먼저 시작하는 말 한마디의 감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손을 내미는 따뜻한 악수와 미소가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지만 먼저 마음이 담긴 감사의 마음을 전해 준다면 더 없이 좋을 겁니다. 이렇게 주님이 기뻐하시는 감사의 삶이 모두에게 풍성하게 되길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