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접촉사고

Author
bethelfaith
Date
2019-05-12 00:00
Views
493


​차 사고는 거의 없던 제가 지난 주 접촉 사고가 났습니다. 실은 제 실수였죠. 그 날, 개스 스테이션 마트 앞에 주차를 했었는데요. 차를 뒤로 빼다가 펌프 옆에 주차되어 있던 차를 보지 못하고 “쿵” 하고 받았습니다. ‘아 받았구나’ 하는 생각에 바로 펌프 옆에 파킹을 하고 차를 살폈더니 제 차의 왼쪽 뒷 범퍼가 ‘훅’ 들어갔더군요. 제가 받은 차는 트럭이었는데 뒤에 물건을 싣는 트레일러가 있었고, 차 앞 부분이 펌프 옆으로 길게 나와 있었죠. 어쨌든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제 실수였습니다. 당황한 마음으로 차 주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 차가 괜찮은지 보세요” 상대방 차 주인은 몇 번 살펴 보더니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제게 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정크샵이 어디 있는 지까지 알려주더군요. 정말 순간 많은 생각이 밀려 들었습니다.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후방 카메라가 있었는데 왜 안 봤을까, 왜 급하게 차를 뺐지, 상대방 차 주인은 정말 괜찮은가, 어떻게 차를 수리 해야지 등등’ 상대 차 주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자책감, 또 수리해야 될 여러 일들까지 생각이 겹쳐서 마음이 편치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일들을 겪으면 ‘조금 천천히 차를 뺄 것을, 왜 후방 카메라를 안 봤을까 등등” 이미 벌어진 일을 자책하거나, “왜 저 차는 저렇게 길게 나와 있었지” 와 같은 상대방을 탓하는 생각들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실은 상대 차 주인이 화를 내며 수리해달라고 했거나, 벌어진 사건을 갖고 서로 이런저런 실랑이를 벌었다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말이죠. 그렇지 않은 것도 얼마나 감사한지 우선 감사의 마음이 컸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계속 맴도는 질문들이 있었는데, “왜(Why)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 일은 무엇(What) 을 의미할까” 와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먼저 “왜”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운전할 때 제가 ‘익숙함의 함정’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익숙함의 함정’이란 운전은 늘 익숙한 일이니 쉽게 생각하던 것이죠. 운전이란 항상 어떤 상황이 될 지 알 수 없으니 늘 주의 했어야 했던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후진할 때 카메라로 차의 뒤 상황을 보니깐, 별 생각없이 후진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후진할 때 반드시 카메라를 봤어야 했는데 말이죠. 사고가 난 그날은 늘 보던 카메라 조차도 잊은 채, 생각없이 ‘휙’ 하고 후진을 했고 사고가 난 겁니다. 생각하면 너무나 익숙해졌고, 편해진 장치들로 인해 정말 중요한 것을 가볍게 여긴 제 잘못이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고로 인한 교훈은 언제나 차를 움직이려 할 때 좌, 우, 뒤의 상황을 꼭 확인하고, 특히 운전 중에 셀폰을 손에 잡지 않기로(가끔 습관적으로 손으로 만지게 될 때가 있습니다. 실은 운전 중 셀폰을 손에 잡는 것은 조지아 법으로 금지되어 있죠) 다짐하게 됐습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왜” 에 대한 “무엇(의미)” 까지 생각해 보게 됐네요. 실은 하나 더, 생각해야 될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믿고 사는 신앙의 삶(운전하는 일처럼 늘,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도 ‘익숙함의 함정’에 빠져 있지 않나 돌아봐야 할 것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기도와 찬양을 하고, 봉사를 하는 일등등’ 모든 신앙의 삶은 소중한 것입니다.그런데 우리는 어느새 이런 삶이 늘 반복되다 보면 그 일을 하도록 인도하시고 도우시는 주님의 은혜를 잊고, 감사를 잊고 살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느새 우리의 예배는 겉만 화려한 장식이 되고, 십자가는 단지 악세사리에 지나지 않는 도구요, 이름만 그리스도인인 삶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두렵습니다. 저 또한 목회자로서 사람을 격려하고 섬기며, 설교하며 가르치는 일이 익숙해 지지 않도록 늘 경계하려고 힘쓰지만 어떤 때는 ‘익숙함의 함정’에 노출되는 것은 아닌가 깊이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접촉사고’는 제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운전하는 습관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영적인 신앙의 삶도 ‘익숙함의 함정’을 경계할 것에 대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배우는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든 삶에서, 이 ‘익숙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다시 마음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