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당신 교만한 것 같아요
Author
bethelfaith
Date
2019-03-03 00:00
Views
357

“당신 교만한 것 같아요”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오후였습니다. 아스팔트가 이글거리는 피닉스(Phoenix) 어느 한 지점을 달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훅 내 던진 아내의 말에 속에서 욱하는 마음으로 화를 냈습니다. “아니 내가 교만하다고 뭐가?” 매우 당당하게 내뱉었지만 돌아올 아내의 말이 꽤나 신경 쓰였습니다. “당신이 사람들에게 교회에 대해서 얘기할 때 자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었나요?” 저는 아내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지만 다시 쏘아 붙였습니다.
“교회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뭐가 자랑이야? 하나님이 1년 전에 개척하게 하셨고 지금까지 인도하셔서 이렇게 교회가 성장한 것을 말하는게 간증이지, 어떻게 자랑이고 교만이야. 나는 당신 말이 이해가 안 돼” 격한 감정이 오고 간 몇 마디의 말로 인해 당시 머물던 지인의 집에 돌아와서도 아내나 저는 불편한 가운데 잠시의 침묵이 필요했습니다.
그 때가 2012년 5월이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2011년 5월말에 아틀란타로 와서 개척 교회를 시작했으니 꼭 1년이 됐던 때였습니다. 당시 1년 만에 아리조나를 방문했던 것은, 제가 부목사로 섬겼던 교회의 청년이 결혼 주례를 부탁해서 방문을 했었고, 결혼식 주례를 하고, 섬겼던 교회에서 수요예배 말씀을 인도하고, 그리고 교회 분들을 만나면서 개척교회를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지금은 몇 명의 교우들이 있는지 등등 저는 나름 간증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신 교만한 것 같아요” 라며 던진 아내의 한 마디는 제 귓가에 확성기가 되어 요동쳤고, 아내와 다툰 후 침묵했던 그 때, 주님이 제게 또렷이 하시는 말씀처럼 아내의 말이 다시 들렸습니다. “아들아 네가 교만했다” 아! 저는 그 자리에서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통곡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겉에서 볼 때는 개척 한지 1년 만에 아이들까지 한 30명이 됐으니 목회를 칭찬(?) 할 때 저는 그럴싸한 말로 “주님이 인도하셨죠” 라고 말했지만, 제 태도가 얼마나 교만했던지 주님이 알게 하셨던 겁니다. 목회를 하며 교회를 섬기는 수고와 헌신이 마땅한데도 저는 그 마땅함을 제가 겪는 고난처럼 착각하고, 잘 감당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만족에 빠져있던 것이었죠.
저는 지금도 그 날 아내가 던졌던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목회를 감당하면서 혹시나 “주님의 교회”가 아니라 “내 교회” 가 되고, “주님의 목회” 가 아니라 “내 목회” 가 되지는 않는가 끊임없이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8년차 목회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여전히 실수가 많고, 배울 것이 아직도 많이 있는데 목회의 년수로 “이런 것이 목회” 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두렵습니다. 또한, 목회를 말할 때 내 안에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아” 라는 조금이라도 갖는 교만은 혹시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금식과 함께 주님을 더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마태복음 6:18에 주님은 “이는 금식하는 자로 사람에게 보이지 않고 오직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보이게 하려 함이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교우분들께 금식한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습니다만, 혹시나 물어보실 분들에게 일일이 답변하기 보다는 저를 위해 기도를 부탁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리게 됐습니다. 그리고 교우 여러분의 기도 제목을 주십시오. 종이에 써서 제게 주셔도 되고, 제 이메일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저 또한 주님을 더욱 사랑하기에 힘쓰는 한 형제로서, 성도로서 주님 앞에 서기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오직 주님만을 위해 달려가는 목회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하니(사도행전6:4)”
베델맏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