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상 가운데 보내는 성령의 공동체

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제가 만난 주님과 그 분의 선교

Author
bethelfaith
Date
2018-01-07 00:00
Views
488


선교사로서 저의 첫 걸음은 불순한 동기와 함께 시작 되었습니다. 물론 뜨거운 열정과 소망을 갖고 선교에 뛰어들었지만 목회를 잘 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서 인도선교를 선택 하였습니다. “3년만 배우자!” 그렇게 다짐하고 인도로 오는 가방을 꾸렸습니다.

1996년 1월 9일, 임신한 아내에게 2달 안에 정착 준비를 하고 부르겠다는 말을 뒤로 한 채 인도로 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인도 수도, 뉴델리의 겨울 날씨는 온갖 매연으로 찌든 매캐하고 음산한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뉴델리에서의 2년 8개월은 그렇게 공항에서 처음 느낌처럼 낯설고 거친 분위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제가 계획했던 3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IMF 위기가 한국과 인도를 강타하여, 한국으로 돌아가 목회를 시작하겠다던 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당장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급급한 현실만 제 앞에 냉혹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후에 저희 가정은 인도 중남부의 뱅갈로우로 이사 하였지만 아직도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에는 확신이 없었고, 단지 인도교회에서 예배를 돕는 일에 만족하며, 목사이기에 설교하고 전도하는 무미건조한 선교를 하였습니다. 여전히 인도 문화와 사람에 대한 배움에 힘들어 하고, 인도에 사는 것 차체가 버겁게 느껴져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는 분주하고 메마른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 동안 아내는 우울증 비슷한 증상으로 심신이 지쳐 있었고, 부부관계도 소원하게 되었습니다. 탈출구도 없어 보이고, 지난 5년의 인도선교가 무의미하게 다가왔습니다. 경건의 모양은 있지만 능력이 없이 지내는 무기력한 삶, 사역은 있지만 비전보다 상황을 따르는 목회, 인도 친구들은 있지만 사랑을 주기보다 오히려 자기 중심의 이해관계로 맺어진 우정,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아내가 사랑스럽기보다는 부담스러운 상황 등으로 절망에 둘러 쌓여 있었던 나에게 주님은 다시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소망을 잃고 삶의 무게에 짓 눌려 있던 나를 위로하고 다시 세워 주신 주님은 현지의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히 여기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장소에 구애 없이 만남이 사역의 시작과 끝이라는 것과 제자 삼는 것이 선교와 목회의 핵심 가치라는 것에 강한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만남을 위해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를 여는 기도가 “오늘은 어떤 만남을 주실건가요?” 라는 물음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또 한가지 도전이 생겼는데 내가 갖게 될 만남뿐만 아니라, 남이 나와의 만남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 이었습니다. “내 자신이 남에게 정말 가치 있고 기대 되는 대상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저를 선교사로서 한층 더 성숙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제가 5년 동안 첸나이에서 한인목회를 할 때에도, 폰디체리에서 6년 동안 신학대학을 설립하고 제자훈련을 할 때에도 핵심 선교 가치는 사람 그 자체이고, 이들과의 좋은 만남에 집중하는 것 이었습니다. 비록 만남이 실패로 이어질 때도 낙심하지 말고 계속 사람을 세우고 양육하는 것은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 생각 되었습니다.

저에게 인도선교의 가장 큰 실패와 아픔도 역시 사람입니다. 다른 것은 잃어도 금방 잊혀지는데 사람을 잃으면 오래도록 아프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건물은 없어져도 사람은 남기 때문입니다. 선교를 이끄는 것도 어떤 제도나 시스템이 아니라 본질은 사람 입니다.

저는 현재 인도 북동부 비하르 주에서 어린이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는 학교를 통한 삶의 변혁 운동을 실행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사람의 중요함 입니다. 한 아이, 또 한 아이가 세상을 변화 시킵니다. 그 아이들과 함께 하고, 바로 세우고, 스스로 변화의 주역이 될 때까지 지켜봐 주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교 입니다.

국승호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