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기도원에서의 감사
Author
bethelfaith
Date
2017-11-19 00:00
Views
468

저는 지난 한 주간 다니엘 기도원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의 방문이죠. 그곳엔 여전히 팬 돌아가는 소리에 귀가 멍해지는 조그만 방, 많은 이들이 기도하며 찾는 숲 가의 기도실, 그리고 찬송하며 걷던 산책로, 늦가을의 정취와 향내를 뽐내는 나무들까지, 여전히 그 곳, 그 자리,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도착한 첫날부터 따뜻하게 맞아 주신 권사님, 그리고 덥썩 손을 잡고 기도해 주신 장로님의 든든한 손에 마음이 벅찼습니다. 아! 어느새 여든을 훌쩍 넘긴 기도원 지기 장로님 내외분의 그 변함없는 마음이, 구석구석 기도원에 담긴 마음이 되어 다가왔던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기도원의 숲 속이라 그럴까요. 유난히 일찍 내려앉는 한 낮의 볕이 쉼을 갖고 또 하루의 호흡을 담아 주님과 교제 할 수 있었던 시간의 소소한 위로와 행복에 감사했고, 이렇게 기도할 수 있는 것도 떨어져 있어도 함께 생각해 주는 가족과 동역자와 교우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 고마움이 더 커져 가는 것 같네요.
기도원에서 지낸 사흘째 수요일이었습니다. 장로님이 제 옆 방에 의사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던 터, 우연히 그 날 낮에 산책하는 형제가 옆 방의 학생인 것 같아 잠시 인사를 나눴죠. 그런지 얼마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열었더니 옆 방의 형제였습니다. “수요 예배가 있으시면 예배를 드리러 가고 싶은데, 여쭤보러 왔습니다.” 그 말에 “오늘 저희 교회는 다른 교역자 분이 담당해 주세요. 그래서 수요 예배는 안 가지만, 들어오세요. 잠시 얘기 나눠요” 라는 말을 건네고, 형제와 함께 소소한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형제는 역시 시험을 앞 두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에 짐이 많았습니다. 믿어주는 부모님과 교우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부담, 아내와 자식에 대한 미안함, 그러면서 육체가 연약하지만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면 안 될 것 같은 시험에 대한 압박과 잠에 대한 죄책감등.. 얼마나 큰 부담을 안고 있던지 말이죠. 그 짐의 무게가 얘기하는 간간이 글썽이던 눈물과 함께 형제의 어깨에 더 무겁게 얹혀진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뭐라 위로 하기에 어줍잖은 제 어떤 위로보다, 성경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형제와 함께 말씀을 읽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형제가 던져 준 말이 가슴에 남겨진 그 날. “외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힘을 내 볼게요.”
그가 돌아간 자리에, 주님께서 형제에게도, 제게도 이렇게 다가오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니라(마11:28-30)”
사랑하는 여러분, 이번 한 주간은 한 해의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시며 생명의 양식으로 날마다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추수감사절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허락하신 감사했던 일들, 그 순간들을 떠 올리며 마음에 생각하고 적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 소소한 감사가 우리 모두의 삶의 자리에 임하길 기도드립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