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아빠,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Author
bethelfaith
Date
2017-08-13 00:00
Views
541

목요일 아침입니다. 막내가 학교 가기 전 구운 빵으로 아침을 차려주고 함께 자리에 앉았습니다. 물끄러미 저를 보던 막내가 잠시 후 이렇게 얘기하네요. “아빠, 나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 얘기를 듣는데, 그 짧은 순간 마음이 복잡해 지더군요. 딸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하니 허전한 아빠 마음일까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엉뚱하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여자야, 남자야?” “남자” 그 대답에 그래도 “휴(속으로)” 안심이 되더군요. 딸 아이가 여자라고 했다면 생각이 더 복잡해 질 뻔 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목사님은 대체 무슨 그런 생각을 했냐’고 핀잔을 주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아이들에게 확인해야 하는 이 상황이 참 안타깝긴 합니다. 네 그건 그렇고, 저는 막내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왜 좋아해?” 막내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그 아이가 나를 pretty (예쁘)다고 했어” “ . . . (생각을 잠시 한 후) “ “아 그래. 그렇구나.. 그래도 쉽게 마음을 주지는 마..” ‘세상에… ’ 저도 이렇게 얘기해 놓고 보니깐 제대로 대화를 했나 싶을 정도로 속으로 뻘쭘해지네요. 생각해 보면 막내는 앞으로도 여러 번 좋아하는 사람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짝사랑도 하겠죠.
저도 초등학교 5학년때, 지금의 제 막내랑 비슷한 나이 때, 반에 좋아하는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좋아하게 된 계기는 그 친구가 제 상처를 이해해 주었기 때문인데요. 상처는 다름 아닌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오른 손에 입은 화상 자국을 보고도 괜찮다고 얘기해 주었던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 어렸을 때 화상 자국은 햇볕에 손이 많이 노출되면 될수록 더 선명해졌기 때문에 일부러 오른 손을 뒤로 감춘 채 얘기할 때가 많았습니다.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거죠. 그런데 제가 좋아했던 아이는 제가 일부러 화상 자국을 보여주고 ‘너는 괜찮니?’라고 물었는데, 괜찮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그 아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그 아이는 제 마음을 몰랐을 겁니다. 막내와 얘길 나누며 제가 좋아했던 것으로 끝난 풋풋한 그 때의 추억이 새록 생각이 나네요.
그런데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깨달음이 다가왔습니다. 실은 누군가가 나를 인정하고, 받아주면 그 사람이 좋아지는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죠. 학교에서 학과 선생님이 좋으면 그 과목을 잘 하듯이 말이죠. 그렇다면 역으로(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받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받아주고 좋아하면 지금 우리의 가정과 교회 공동체가 더 기쁘고 복된 나눔과 풍성함이 가득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라, 모이기를 폐하는 자가 되지 말라(히10:24-25)” 고 말씀했습니다. 네..”서로” 돌아보는 것입니다. 우리 중에는 물론 내 마음에 들지 않고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말입니다. 먼저 그를 인정하고 받아주는 일을 시작해 본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것이 성도인 우리가 주님의 자녀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 될 겁니다. 바로 이 것이 믿음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