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교회 사무실 도난 사건
Author
bethelfaith
Date
2017-07-02 00:00
Views
489

대체 무슨 정신으로 살았는지.., 이틀이 지나갔습니다. 지금 칼럼을 쓰고 있는 시간은 꼬박 이 문제로 씨름한지 40 시간 정도가 지난 것 같습니다.
어제(월) 새벽 5시 20분경이었습니다. 새벽 예배를 위해 전날 두고 간 성경책을 가지러 교회 사무실의 문을 여는 그 순간, 갑자기 정신이 멍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낯선 모포가 옷걸이에 걸려있고, 책상 서랍들이 열려있고, 주일에 두고 간 제 가방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아.. 사건이 일어난 현장을 본 처참한 기분이란..’ 다시 주위를 둘러보니 교회 랩탑, 프로젝터등이 보이지 않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억지로 참고 예배를 드리고 다시 살펴보니, 프로젝트 가방은 교회 옆에 떨어져 있고, 도둑이 흘리고 간 모자, 신발등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도둑들이 새벽에 교인들이 오는 소리를 듣고 부리나케 자리를 뜨느라 흘린 흔적들인 것 같습니다. 우선 911에 전화를 하고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 보험회사(Church Mutual)에 연락을 했습니다. ‘아, 그래도.., ‘불행중 다행’ 이라는 말이 있던가요. 그나마 3개월 전에 가입한 교회 보험이 있었습니다. 마침 경찰이 와서 상황 설명을 하고 리포트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에 들어와 보니 없어진 것들이 하나, 둘 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 가방에 있던 랩탑, 이어폰, 마우스, 아이패드, 서랍에 넣어 둔 동전, 심지어 제 슬리퍼와 쟈켓까지.. 더 심각한 것은 제 가방에 있던 tax report 까지 말이죠.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대체 왜 이런 일이…’ 라는 생각과 걱정이 많이 앞섭니다만,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애써 차분한 마음을 갖고 다시 몇 가지를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정신없던 하루가 지나고, 오늘(화) 오후 1:30분경, 경찰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tax report 를 하나 갖고 있는데, 제가 맞는지 확인하더니, 맞다고 판단했는지 찾아가라는 겁니다. 그 순간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다급하게 경찰서에 가서 tax report 를 찾았고, 경찰은 아침에 어떤 문제가 있는 두 사람을 잡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의 가방에서 제 tax report 가 들어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시간 오후 책상 앞. 제가 무슨 글을 쓰는지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어제 일어난 사건의 상황을 더 잊기 전, 기록을 남기면서 그럼에도 감사했던 일들을 잠시 나눠보고 싶습니다. 1) 물건은 없어졌지만 사람은 다치지 않아서 감사했습니다. 2) 없어진 물건들이 있지만 그래도 남겨진 물건들이 더 많아 감사했습니다(교회 PC, 프린터등등) 3) 그동안 보험을 들지 못했는데 3개월전 교회 보험을 들어놨던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4) 정말 중요한 tax report 를 찾았고, 갖고 있던 도둑이 잡혔다는 것에 또한 감사했습니다. 5) 더 감사한 것은 잃고 보니 그것들 모두가 소중했던 것임을 잊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고, 6)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편127:1)’ 라는 말씀을 처절하게 깨닫게 해 주심에 감사했습니다. 7) 그리고 하나 더… 이 사건을 알게 된 교우분들 모두 다 염려하고 기도해 주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모두가 이 교회의 끈끈한 믿음의 동지요 형제요 자매인 것이 말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