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믿음칼럼
목자의 지팡이
Author
bethelfaith
Date
2017-06-11 00:00
Views
552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시23:4)
제 방에 들어서면 옷걸이에 걸려 있어 눈에 띄는, 목자의 지팡이가 있습니다. 일전에 김집사님이 단기 선교를 다녀오시며 사다 주신 지팡이죠. 저는 그 곳에서 쓰이는 목자들의 지팡이를 어디에 둘까 고민하다, 옷을 걸거나 입을 때도 보고, 방에서 늘 보이는 옷걸이에 걸어두었습니다. 그래서 늘 수시로 보게 되죠. 그래 보며 영원한 목자 되시는 주님의 막대기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는 한답니다. 어떤 때는 목자의 지팡이가 제게 “당신은 진정 목자입니까?” 라고 묻는 것 같아 제 마음이 깊은 고민에 빠지게도 되니 목자의 지팡이는 말 그대로 저를 채찍질하는 주님의 마음 같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성경에서 가장 좋아하며 암송하는 구절을 꼽는다면 다윗의 시, 시편 23편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다윗은 그의 시 23편 4절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분명 그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I walk through the 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를 다닌다고 얘기합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여러 말 하지 않아도 모든 인생들이 경험하는 가장 힘겹고 고통스런 현실을 얘기합니다. 그 곳은 죽음과 맞닿아 있는 삶의 치열한 전쟁의 현장이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외롭고 힘겨운 상처로 얼룩진 삶의 그늘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이 구절에서 전혀 다른 얘길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걸어간다해도 말입니다. 그는 해를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얘기합니다(I will fear no evil). 어떻게 보면 ‘그는 원래 용감하고 담력있는 사람일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경은 그 다음의 구절에서 철저히 이런 생각의 일말조차도 단호하게 잘라냅니다.
그가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죠.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해 주십니다” 여기 주님의 지팡이와 막대기는 1절에서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The LORD is my shepherd)”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목자들이 양을 칠 때 반드시 필요한 도구입니다. 목자들은 이 지팡이(rod)와 막대기(staff) 를 손에서 내려놓지 않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는 자기에게 맡긴 양을 외부의 환경과 맹수들로부터 보호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목자들은 맹수들이 양떼를 공격하면 지팡이(허리춤에 매고 다녔던 방어용 무기, a cudgel worn at the belt)로 맹수들과 맞서 싸우며 양들을 지킵니다. 그리고 막대기(걸을 때, 양떼를 인도할 때 쓰임, to walk with, and to round up the flock) 를 갖고 길을 걸으며 양들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인도하고 그 길을 걸을 때 보조 다리 역할로도 쓰입니다.
다윗은 이렇게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 를 고백하면서 자신이 목자였던 때를, 그리고 주님이 자신의 목자가 되셔서, “늘 떠나지 않으시고, 함께 하고 계심”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제 방에 있는 목자의 지팡이가 제게 질문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던 그 질문, “당신은 진정 목자입니까?” 라는 질문에 늘 답을 하며 살고 있는가 고민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지팡이와 막대기를 갖고 결코 떠나지 않으신 것처럼, 목자의 심정을 가진 목사요, 그리스도인으로서 지팡이와 막대의 심정을 갖고 살고 있는가 다시 또 묻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 물음에 깊은 고민을 안고 이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다시 제게 다짐하며, 목자의 지팡이를 손에 쥐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