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상 가운데 보내는 성령의 공동체

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걍 사랑해, 사랑한다고..”

Author
bethelfaith
Date
2016-06-09 00:00
Views
738
“걍 사랑해, 사랑한다고..”


“아들이 아빠를 너무 사랑해, 내가 어떻게 돌아가면 엄마 아빠 사랑하는 것 알지”

“무슨 말 하는 겨?”
“걍 사랑해, 사랑한다고..”

“민형아, 아빠도 엄마도 민형이를 많이 사랑함..”


지난 수요일, 갑자기 LA에 있는 아이에게서 아빠, 엄마를 사랑한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생전 다른 일로는 연락을 잘 안하던 아이가 연락을 하면서, 그것도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 너무 낯설고 생소했죠. 실은 그날 아침 아이가 사용하는 은행 발란스가 (- $1.**) 인 것을 확인했던 터라 제 생각엔 ‘음.. 얘가 돈이 떨어져서 낯 간지런 얘길 하는군..’ 하고 생각을 하던 중이었답니다.


그런 그 때, 정식형제님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지금 Breaking News 를 보니 UCLA 에 총기 사고가 나서 2명이 죽었다는 얘기였습니다. 민형이도 한 번 알아보라는 말에, 전화를 끊자마자 저는 인터넷에서 뉴스를 찾았습니다. 마침 그날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경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가 뉴스에 계속 실황 중계되고 있었습니다.

사건 발생과 함께 학교의 모든 시설이 폐쇄됐고, 일부 갇혀 있는 학생들이 SNS로 그 안의 소식을 전해 주고, 외부에 있던 학생들은 검문검색을 받는 장면 등이 전파를 타고 있었습니다.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다급하고 염려가 됐고,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민형아. Are you Okay? Suddenly, I heard that your school happened 2 dead in shooting.”


“I’m hiding. 한 명은 근처에 있대. 뭘 계속 들려.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 문 열고 닫는 소리”


숨어있다는 아이의 말, 그리고 뉴스에서 계속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학교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갑자기 제 마음에 뭔가 ‘쿵’ 하며 내려앉는 것 같더군요.

그렇지만 그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떤 말이라도 해야 될 것 같았습니다.


“염려하지 말길 바래.. God will protect you, keeping you in His arms through His grace… love you so much… I keeping pray.”


그리고, 아내에게도 상황을 전달해 줬고, 정식형제님도 교회 공지 사항에 알려줘서 모두 이 상황을 알게 됐죠. 물론 사건은 발생 몇 시간 후, 경찰이 ‘살인자가 자살 한 것으로 확인됐고, 캠퍼스는 다시 오픈되고, lockdown이 해제됐다” 는 발표에 따라 일단락 되었습니다.


아내는 그 날, 너무 신경을 썼는지 예배 시간에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할 정도로 두통으로 고생했고, 교우들은 사건과 함께 염려해서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 날 힘겹고 긴장했던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돌아보면 우리의 생명은 한 순간이며, 언제 우리에게 닥쳐 올지 예고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그 시간이 오늘 일 수도, 또 오랜 후 일 수도.. ‘


그리고, 지금 내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함께 있는 이들을 사랑하는가 다시 되묻게 됩니다. 물론 우린 대부분, 서로에게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꼭 말로 해야 아냐고 종종 말하곤 하죠. 그러나, 감사와 사랑은 말해야 합니다. 표현할 때 더 풍성해 집니다.


너무나 힘들었던 일, 그러나 그 느닷없는 일로 전해진 아들의 ‘아빠, 엄마 사랑한다’ 는 말이 솔직히 낯설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자주 익숙해졌으면 하는 바램도 해 보고…,

매일 밤 자기 전, 막내 딸이 더 오랫동안 허그(long hugs) 해 달라며 꽉 껴안는 일에도 귀찮게 여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가 더 꽉 안아 줘야겠다’ 는 생각도 해 보게 됩니다.

‘부디 결심만 많지 않길, 그리고 이 마음 멈추지 않길..’ 다짐하면서 말이죠.



베델믿음교회 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