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HEL FAITH BAPTIST CHURCH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상 가운데 보내는 성령의 공동체

베델믿음칼럼

미생인 인생

Author
bethelfaith
Date
2016-03-06 00:00
Views
1399
미생(未生)인 인생


저는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가는 길에 간혹 예기치 않은 불청객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어 깜짝깜짝 놀란 적이 여러번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경험하셨을텐데요. 개구리나, 다람쥐, 심지어 사슴을 마주치기도 하구요. 또 그 외에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동물들이 이렇게 새벽뿐만 아니라 저녁이나 밤 때도 우리가 다니는 길들에 수시로 튀어나와 매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죠. 그래서 어떤 분들은 사슴과 부딪혀 차가 심하게 망가졌다고 하시는 얘기도 듣곤 합니다. 심지어 길가에 나온 짐승을 피하려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요. 저도 며칠전인가요.. 새벽길에 뭔가 희미한게 보여 살짝 피한 것 같은데 동시에 약하게 쿵 소리가 나면서, 아, 뭔가 차에 치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 10년 전 쯤인 것 같은데요. 45마일 정도 달리고 있었는데 그 길에 갑자기 그리 크지 않은 검은색 개가 확 튀어나와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부딪힌거죠.

아.. 그 때 차에서 얼마나 심하게 냄새가 나는지 세차를 했는데도 냄새가 지워지지 않아 꽤 혼이 난 적이 있습니다.


우린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심한 경우에는 차 수리도 해야 되고 세차도 해야 되는 불편한 일들을 얘기하면서, “왜 얘들은 와서 부딪히는거야. 왜 대체 개 주인들은 자기 집 개를 잘 보호하지 않지, 아.. 이 녀석들때문에 보험료 올라가게 됐잖아”

이런 볼멘소리들을 내뱉곤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진짜 화를 내야 될 입장이 누구지?”


실은 짐승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원래 이 땅과 산과 들에 살고 있는 주인은 짐승들, 자기들이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불도저가 거칠게 들이닥치고, 톱들이 윙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하더니 그들이 살고 있는 보금자리가 없어진 겁니다.

어디 오고 갈데가 없어진 것이죠. 심지어 다니는 길마저 차들이 점령해 버리더니 가끔 누구네 엄마가, 아빠가, 아이들이 길에서 죽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정말, 이렇게 짐승들의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일들’입니다.


이렇게 인간과 짐승의 입장을 조금만 바꿔 생각해 본다면,

“아.. 어떤 누군가에겐 내 고집이, 내 생각이 힘든 일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실은 부부사이에도, 아이들에게도, 또 이웃끼리도 자신의 생각을 앞세우다보면 상처를 주고 받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제게도 고집하고 밀어붙였던 일들 때문에 누군가를 힘들게 했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타인의 입장보다는 제 입장에서 다른 이들이 이해해주길 바래서 오해하고 불편했던 적도 있죠. 그리고, 이렇게 목사로서 목회의 길을 가면서도,

여전히 미숙한 아이같은 모습을 볼 때면, 얼마나 부끄러운지, 그 부끄럼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려고 포장하는 삶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습니다. 우린 이렇게 아직은 ‘미생(未生)’같은 인생입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들은 미생이란 말 아시죠. 미생은 집이나 대마등이 아직 살아있지 않은 상태, 그 돌을 이르는 말이죠. 한 때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있어 꽤 재밌게 봤던 생각이 나네요. 아직은 ‘완생’ 이 되지 못한 갖춰지지 않은 인생..

그러나, 청취자 여러분, 만일 우리가 이렇게 ‘나는 아직 미생’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부족하다고, 그래서 아직은 ‘미생같은 삶’ 이라고 느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완생’을 향한 꿈,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린 서로 ‘미생’ 같은 인생이지만 그래서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고 안아주는 따뜻한 삶을 나눌 수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내 옆에 있는 이들을 조금더 보듬어 주는 하루가 되어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베델믿음교회를 섬기는 서성봉목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