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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여명의 아침은 온다

Author
bethelfaith
Date
2015-11-22 00:00
Views
1811
여명의 아침은 온다


며칠간 간간히 흩뿌리던 빗줄기가 조금 거칠더니 차가운 손님을 데리고 온 것 같습니다. 손을 여미며 입김을 불어도 좀처럼 따뜻해 지지 않네요. 두꺼운 옷을 꺼내 입고 문 밖에 나와 차의 시동을 켜니 37도라고 가르켜 줍니다. 온도를 보자마자 차가 더 얼어붙은 듯, 차창 유리에 내려 앉은 살포시 얼어붙은 흰 서리가 좀 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로 가는 길, 저는 그 길에 두 곳의 이웃교회를 만납니다.

이 교회들을 지나칠 때마다 새벽을 함께 깨우는 교회들이 있다는 사실에 동지애를 느끼며 교회를 향합니다. 기도하는 교회들의 불빛이 사라지지 않을 때, 우린 결코 소망을 내려 놓아서는 안 됩니다.


한 밤의 잠에 도취된 녹옆의 나무들 사이를 지나 교회에 도착, 문을 열고 마당에 서서 새벽 하늘을 바라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제겐 새벽 하늘을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마도 새벽 하늘아래 마시는 호흡이 폐부 깊은 곳을 흘러 영혼의 깊은 자각을 일깨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힘있게 쏟아지는 월성의 자취가 교회 십자가에 드리우며 새벽의 향기를 전해 줍니다.


안녕하세요.. 청취자 여러분. 방금 읽어 드린 것은 제가 4년전, 새벽기도회를 가면서 느꼈던 그 날의 정취를 그 주 주보에 실었던 글입니다. 우연히 책상 서랍의 구석에 한동안 쓰지 않아 쳐 박아 뒀던 물건을 꺼냈을때의 소소한 느낌처럼, 4년 전 이맘때의 아틀란타 새벽 정취를 꺼낸 것처럼, 다시 그날의 느낌이 옆에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이제 제가 다니는 새벽길은 그 때의 길도 장소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웃하는 교회들도 많아졌는데.. 2년전에 예배 처소를 옮겨 저희 집에서 더 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장소도, 사람도 조금씩 바뀌어 가네요.


그런데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새벽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변하지 않습니다. 늘 해가 뜨기 전 미명의 새벽은 더 깊은 어둠을 간직하고 있죠. 그러다 찬란한 한 줄기 빛이 솟아오르면 붉게 부끄러운 얼굴로 사라집니다.


이렇게 새벽의 깊은 어둠처럼, 최근 우리네 삶은 그리 평탄하지 않습니다. 지난13일, 프랑스 파리 중심부의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테러로 인해 약 150명이 죽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생기는 끔찍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그 전날 12일 레바논의 수도인 베이루트에서도 IS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민간인이 44명이나 죽고 약 2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비극과 고통은 먼 나라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다 말씀드리지 않아도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그리고 일어나고 있는 아픔과 상처들이 우리 주변엔 너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말이나, 어떤 위로도 그 슬픔을 달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여명의 아침은 깊은 어둠의 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우린 믿습니다. 우리의 삶도 찬란한 소망을 붙들고 일어나게 될 것을 말이죠.

그리고 기도합니다. 아무리 어둠이 깊어도, 그 어둠을 견디며 일어나는 청취자 여러분 모두가 되길..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뜻이 있는 분들은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이 아픔과 고통을 이겨 나가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디오코리아홈페이지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www.atlrako.com)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