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HEL FAITH BAPTIST CHURCH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상 가운데 보내는 성령의 공동체

베델믿음칼럼

얼어붙은 도시

Author
bethelfaith
Date
2015-03-01 00:00
Views
2296
얼어붙은 도시


“내일 눈 왔으면 좋겠다”

“그래 눈이 왔으면 좋겠다, 아이스하고..”


지난 월요일, 밖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민하와 민주가 얘기합니다. 아이들은 눈을 기대하는 것 같지만 실은 학교에 안 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더 컸겠지요.

작년에도 이 맘때에 눈이 많이 내려 한껏 신이 났던 아이들의 바램(?).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 눈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해 줘야 겠다는 생각에 이런 얘기를 해 줬습니다.


“민하야, 민주야, 눈이 많이 오면 학교는 안 가겠지만 사람들은 많이 힘들어진단다. 우선 길이 얼지 않겠니. 그래서 차들도 다니기 힘들고, 많은 사람이 다칠거야” “눈이 오길 기도하기 보다 사람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어”


얘기가 떨어지자 마자 민주가 기도를 시작합니다.


“예수님, 눈이 오지 않고 사람들이 안 다치고, 다 괜찮게 ….” (한 껏 진지하게)

옆에서 민하가 “예수님, 그래도 눈이 오게…” (웃으며)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한참 웃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하루라도 학교를 안 가는 것이 소원인가 봅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월요일, 그 날 내린 진눈깨비와 계속 몰아치는 강추위는 온 도시를 겨울왕국(FROZEN;영화제목) 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나무 숲 사이의 황홀하게 빛나는 찬란함은 다시 볼 수 없는 광경이었지요. 그러나 그와는 달리 도시 곳곳에서는 얼음덩어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채 꺽여 부러진 나무들과 축져진 가지들, 고장 난 채 길가에 서 있는 차들, 그리고 꺼진 신호등과 밤새 전기공급에 문제가 생겨 고생한 분들의 얘기들이 도시에 남겨졌습니다.


보이는 것의 아름다움 뒷편에 무수히 남겨진 파편같은 조각들, 이 아틀란타의 겨울 풍경은 결국 우리의 삶을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린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한 삶을 살지만, 여전히 내면엔 상처로 가득한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전, 이스라엘 사람들은 성전에 입성하는 왕(메시야)의 입성을 축하하기 위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라고 온 성이 떠나갈듯 환호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오히려 어린 나귀를 타고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를 짊어지시기 전,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면서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옳으니라”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린 사람들의 환호처럼 무엇인가를 기대하며 달려 갈 때, 주님은 오히려 우리 앞에 고개를 숙이시고 우리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주님은 비록 상처투성이인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 길을 가셨지만, 그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며, 구원의 길이기에 기꺼이 하늘의 영광을 버리신 주님. 오늘 우리도 그 주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내 안에 상처와 아픔도 싸매어 주시는 십자가 앞에 용기있게 달려가는 것,

“그 길 만이 살 길이기에..”



사순절 다섯째날에,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