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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길은 여기에’ 책을 읽고, 두번째 이야기

Author
bethelfaith
Date
2014-10-26 00:00
Views
2246
‘길은 여기에’ 책을 읽고, 두번째 이야기


‘등화가친(燈火可親)’ 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등불을 가까이 하기에 좋다’ 는 뜻으로서 책을 가까이 하기에 좋다는 말입니다. 중국의 당나라 시대에 대문호이며 사상가인 한유(韓愈)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서 《부독서성남시(符讀書城南詩)》 라는 시를 지었는데 그 싯구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가을이 되어 서늘한 바람이 마을에 가득하니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고 책을 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시의 한 구절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을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책읽기를 권장했습니다.

실은 지난 주 ‘길은 여기에’ 책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도 중요했지만 제 뜻은 가을에 교우분들이 책 한 권이라도 손에 들고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작금의 시대가 감각적인 영상에는 더 많이 노출되지만 점점 손에서 책이 멀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우들의 서재에 평소 읽지 않았던 책, 한 권씩 꺼내어 먼지도 털고 책을 읽는다면, 우리의 영성과 함께 정서도 더욱 깊어질 것이라 여겨집니다.

‘아..! 서언이 길었군요.’ 아래는 지난 주에 다 담지 못한 책읽기 감상을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지는 글)

‘길은 여기에’는 최근 유행하는 통속소설같은 극적이고 자극적인 장치는 없다. 책은 자극적이지 않으나 진솔하고, 화려하지 않으나 담백하다. 그래서 강하고 진하다. 그 이유는 바로 저자의 삶이 담아내는 사실적 극화의 감동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이 담아내는 주인공의 회심하기 전의 인생과 그리스도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삶의 성찰까지 진정으로 책은 그 길이 무엇인가를 웅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함께 나누고 싶다. 특히 그리스도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그 갈등과 삶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면 함께 나누며 책과 함께 이 얘기를 하고 싶다. 진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말이다.

(여기까지가 기독교 신문에 실린 독서 감상문이고, 다음은 책에서 발췌한 글을 소개하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흔히 교회라는 곳이 이 세상의 가장 깨끗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착각하고 교회에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교회는 결코 아름다운 사람들만의 모임은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 앞에도, 사람 앞에도 머리를 들 수 없는 죄인이라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무엇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구하고 그 앞에 나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절망할지 모른다. 그 점에서 나는 우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절망해 있었기 때문에 그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남들 때문에 교회를 떠나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이것은 처음 나에게 욕설을 퍼붓던 몇몇 사람들이 교회에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책의 저자 미우라 아야꼬 씨는 자전적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서 그녀가 처음 교회에 발을 디딜 때 느꼈던 생각을 담백하게 적어 두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어 내려가다가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주 잊었던 교회됨의 문제를 생각해 보게 된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교회는 죄인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막2:17). 그러므로 우린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서로의 상처를 감싸고 서로에게 사랑의 빚외는 아무 것도 지지 말아야 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그리고 성도입니다.

짧은 지면이라 많은 얘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이 순간, 우리 모든 교우들이 이 교회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기 바래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