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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베이컨 전쟁

Author
bethelfaith
Date
2014-09-16 00:00
Views
2425
베이컨 전쟁



지난 주 저희 집에서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실은 제목 그대로 베이컨 전쟁입니다. 전쟁이라고 해서 무슨 큰 일이 벌어진 것인가 생각이 들지만 실은 아주 소소한 일상의 얘기라서 살짝 민망해지네요. 그래도 얘기를 꺼냈으니 잠시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전 늦은 저녁 무렵, 저희 집 첫째가 배가 고팠는지 냉장고를 열고 이러저리 살펴 보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일주일 전 냉장고에 넣어둔 베이컨을 꺼내더니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냥 먹게 내 버려둬도 되는데 알다시피 베이컨이 워낙 기름이 많은지라 조금은 안심이 안 돼서 제가 구워주기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얘기했습니다. 다섯 개 정도만 구워주려고 생각하면서, “민주는 하나, 민하는 두 개, 형아도 두 개” 그러니깐 민형이가 자기는 세 개라고 합니다. 뭐 이해가 됩니다. 17살 청년이면 돌도 씹어 먹을 나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얘기했습니다. “형아는 세 개” 라고 하면서 옆에 있던 민하에게는 “민하는 한 개?” 라고 말을 하는데,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민하가 심하게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안된다고..’ “자기도 두 개, 형아도 두 개”

자, 이 상황을 다시 정리하면 이런 얘기입니다. 실은 베이컨 4개 중에서 민하는 ‘두 개, 두 개’로 똑같이 먹는 안전한 입장을 원했던 것이고, 민형이는 4개 중에서 누군가 하나를 더 많이 먹어도 괜찮으니 모험을 걸겠다는 입장을 택한 것입니다.

결국 이 팽팽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했겠습니까? 해결책은 간단했습니다.

베이컨을 가위로 잘라서 한 접시에 내 놓은 것입니다. 다섯개의 베이컨이 더 많은 조각으로 나뉘었으니 간단히 입장 정리가 된 것이지요. “전쟁 종결”


최근 세계 정세가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아니 혼란스럽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만행은 이미 이슬람 국가들조차 적으로 돌려세우고 있는 형국이고,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은 IS와의 일전마저 각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진정 국면을 보이던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와 미국의 첨예한 대립으로 해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IS 에 대한 미국의 시리아 공습 확대를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재제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언론은 두번째 냉전(Cold War)이 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 땅의 국제정세를 보면서 우린 이 혼란스런 전쟁들이 지나간 그 자리에는 어떤 승자의 영광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쟁은 당사자간이나 그 외 어떤 사람일지라도 모두에게 쓰라린 상처와 아픔만을 남겨 놓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입장과 이익만을 내세우며 옳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점점 이 땅은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는 브레이크 없는 열차를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24:7-8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은 재난의 시작이니라.”


‘아..진심으로 바라기는 만일 누군가, 절대적인 권력자가 이 땅의 전쟁을 베이컨 전쟁처럼 나눌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 스스로에게 남겨진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씩만 양보하고, 조금씩만 포기하고, 조금씩만 나눠주면 되는데.. 잘 안 됩니다.


우리 삶도 이 땅의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먼저 다가서고, 내려놓고, 안아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먼저 사랑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다시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이 베이컨 전쟁을 끝낼 분들이시라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