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아 세상 가운데 보내는 성령의 공동체

Bethel Faith Vison

베델믿음칼럼

인정과 긍정 1

Author
bethelfaith
Date
2013-08-05 00:00
Views
2913
인정과 긍정 1


지난 주는 며칠동안 기도원에서 책도 읽고 말씀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래도 집을 떠나 있으면 가족들이 그립긴 매 한 가지인가 봅니다. 혼자 떨어져 있으면 나름 꾿꾿하게 견디는 훈련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아마 그리움의 또 다른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쯤은 전화를 하게 되는데, 마침 전화를 하던 중 심상치 않은 아내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세상에, 민주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의 난간을 잡고 놀다가 기둥 2개나 부러뜨렸어요. 돈이 얼마나 들어갈지 모르는데..”

“그래, 그런 일이.. 민주는 안 다치고?” (저도 듣고 놀랐지만 가슴을 진정시키며..)

전화 너머로 보이진 않지만 아내의 씩씩대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그런데 전화 저편에서 또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빠, 아빠, 집에 개미가 많아. 개미가 많이 있어!”


그림이 그려지십니까? 집에 있는 수화기를 동시에 들고 하나는 아내가, 하나는 민주가 얘기하는 장면입니다. 엄마는 화가 나 있는데, 딸은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립니다 (실제로 개미가 집에 많이 출현한 것은 사실임).

화가 난 아내가 이해가 되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다른 얘기로 화제를 돌리는 민주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우습기도 했지만, ‘이런 모습이 진정 내 모습은 아닐까?’ 생각이 머물다 갑니다.

바로 오늘 얘기는 이 주제, “인정과 긍정” 에 대한 얘기입니다. 이번 주는 지면상 ‘인정’에 대해서만 생각해 봅니다.


전화 얘기로 다시 돌아와서,

민주가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 전화를 동시에 받은 그 순간, 엄마가 아빠에게 자기 얘기를 하는 그 순간에 자신의 상황을 다른 것으로 돌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다른 화제로 돌려 모면하려는 심리적 상태를 보여줍니다. 물론 5살 먹은 아이를 둔 부모의 고충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어른인 우리는 어떻습니까? 여러가지 상황에 닥쳐있을 때, 혹 실수하고 잘못한 일 앞에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는가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공자는 인생의 나이 40이면 불혹이라고 해서 ‘미혹됨이 없다’고 했고, 50이면 ‘지천명’ 이라고 해서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40이면 유혹이라고 해서 ‘유혹받는 나이’라고 하고, 50이면 지자유라고 해서 ‘지(자신) 멋대로 사는 나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공자의 말을 빗댄 이 말은 세상을 반영하는 뼈가 있는 우스개 소리입니다.


어떤 문제가 닥치면 자신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태도는 전혀 돌보지 않는 모습, 바로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인정한다는 것은 치욕이나 굴욕이 아닙니다. 자신을 겸허하게 내려놓는 덕입니다. 어떤 경우도 ‘나만이 옳고, 맞다’는 논리는 없습니다. 벼가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은 그 벼를 먹고 살아야 하는 인생에 대한 섬김입니다.


내 부족함을 인정하고, 지금 닥쳐 있는 상황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모습, 이것은 단지 덕이 아니라 오히려 믿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세상에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는 정직이 주님 앞에 서는 우리의 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자세를 생각해 보시고, 다음 주에는 인정한 후 ‘긍정’이 왜 중요한가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앞에 자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내어놓는 한 주간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