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셀폰 충전기를 잊다

Author
bethelfaith
Date
2012-12-23 00:00
Views
4176
조지아의 심장부인 아틀란타를 관통하는 Highway 85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다가 Exit 149 에서 오른쪽으로 빠져나오면 바로 왼쪽에서 만나는 Dandelion Inn이라고 있습니다. 한국분들은 이곳을 ‘민들레쉼터’라고 부릅니다. 일박에 40불 정도하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이지만 더 감사한 것은 목회자에겐 은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나름의 감사를 표하지만 배려에 비해 터무니 없이 작아서 늘 고마움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3일간 기도와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출발하면서부터 갑자기 머리를 강타하는 생각이 떠 오르더군요. 그것은 바로 셀폰 충전기(charger) 를 갖고 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뿐이 아니라 겉옷도 한 벌만 챙겼고, 칫솔은 제 것이 아니라 민주 것을 갖고 온 것입니다. ‘아, 총명한(?) 머리가 굳어져 버렸나!’ 하는 자괴감에 자책을 했습니다. 물론 단 몇 초 정도는요. 그래도 빨리 체념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셀폰은 필요할 때만 켜고 꺼놓고 있기로 마음먹고, 옷은 3일 정도 입어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칫솔은 민주에게 미안하지만 그냥 사용하기로…, 다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일상에서 손에 늘 붙어있던 셀폰을 충전기가 없어서 꺼놓고 있고, 필요할 때만 켜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점이 마음에 떠 올랐습니다. 셀폰을 붙들고 있지 않으니깐 처음엔 불편해도 뭔가에 해방됐다는 점, 필요한 최소한의 경우에만 연락을 취하고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 뭔가에 매이지 않는 자연인이 된 것 같은 기분등등. 물론 전화가 안 되면 중요한 연락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건 상대방이 무척 화가 나겠구나 하는 점도 있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떠 올랐습니다. 만일 우리가 주님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잊고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은 거의 재앙같은 수준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매일매일 소통해야 하는 주님과의 만남을 우린 너무나 쉽게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셀폰 충전기는 3일만 없어도 아쉽고 힘든데 주님과의 만남은 며칠동안 없어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물론 주님은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자녀들을 결코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인격적으로 우리를 당신의 뜻대로 조정하지도 않으십니다. 언제나 우리가 주님의 자녀로서 행할 때 함께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사랑하는 베델믿음의 지체 여러분, 성탄주일입니다. 죄인으로 영원히 죽을 수 밖에 없는 인생을 위해 하늘의 본체를 버리시고 짐승의 구유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경배하며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버리셨습니다. 십자가에서. 그리고 우리를 살리기 위해 부활하셨습니다.

이 성탄의 기쁜 소식을 누리는 것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주님과 날마다 교제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주님이 가장 기뻐하십니다. 다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주님과 깊은 교제로 나오시는 주님의 귀한 자녀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초청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