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누군가 기도원에 머물고 있는 제 방에 노크를 합니다. 문을 열고 보니 한 남자 분이 이 방에 예약을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소개하는데, 마침 몽고메리에서 기도를 하러 오신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몇 주 전에 3주간 방을 예약했다고 말씀드리니 무척 당황해 하시는 빛이 역력했습니다. 아마도 장로님이 깜빡 하신 것 같아 전화를 드려 곧 목사님이 머무실 방이 연결되었습니다. 멀리서 오셨는데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겠다 싶더군요.. 잠시 대화를 나누는 중에 차가 한 대 들어오더군요. 차가 방 옆에 멈춰 서더니 문을 열고 내리시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마침 2주전 제가 참석했던 TEE 세미나에서 만나 뵌 목사님이 내리시는 것입니다. 실은 월요일부터 제가 머무는 숙소 옆 방에 자리를 잡고 계셨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해서 이번 주간은 목사들 3명의 만남이 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각자의 방에서 시간들을 가졌지만 가끔은 마주하며 목회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도 갖고, 수요일 밤에는 한 목사님의 제안으로 합심기도회를 가졌는데 매우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들 저보다 연배가 있으셔서 이런저런 말씀들이 제겐 꽤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 잠시 나눔을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제가 머무는 방을 예약하신 줄 알고 몽고메리에서 오신 방목사님이라는 분은 개척 목회를 13년간 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지금은 잠시 어느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기고 계시지만 이제 개척목회를 다시 하려고 기도하기 위해 오신 분이었습니다. 방목사님은 너무나 기도가 하고 싶었는데 기도원에 올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놀라운 경험을 통해서 기도원에 오실 수 있도록 해 주셨다는 간증을 해 주셨는데, 간증은 이렇습니다.
기도원에 오기 전에 자녀분을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주시는 데 거의 학교 안에 들어와서 갑자기 차 계기판이 다운되고 멈춰 서 버린 것입니다. 날은 춥고 큰 일이 난 것이지요. 그런데 한 분을 생각나게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전화를 드렸는데 마침 그 가정이 그 대학교에 콘서트가 있어서 올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목사님께 차도 고치고 기도원에 올 수 있을만큼의 충분한 돈을 주셨다는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는 목사님은 하나님의 섭리에 크게 상기된 표정이셨습니다. 물론 제게도 큰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또 한 분의 목사님은 헌츠빌에서 사역하시는 이목사님이신데 TEE세미나에서 뵌 분이서 낯설치 않았습니다. 기도원에 년말에 한 번씩 오셔서 목회를 계획하신다고 하시면서 특별히 교회내 어려운 일이 있어서 기도를 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마음 아픈 얘기었지만 말씀을 들으면서 교회를 참 많이 사랑하시는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 글을 쓰고 보니깐 기도원에서 있었던 얘기가 길어진 것 같군요. 그런데 정말 드리고 싶은 얘기가 그 기도원에서 만난 분들 안에 담겨 있습니다. 개척목회를 하러 오신 분이나, 목회 가운데 어려움이 있으나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시는 분이나, 또는 제 경우도 모두 하나의 이유때문에 모였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을 드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글의 제목을 ‘동병상련’이라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동병상련의 뜻 때문입니다. 그 뜻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엽게 여긴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이것이 교회 공동체의 마음과 같습니다.
교회의 성도들은 각 형편과 환경과 처지가 다 다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동병상련의 공동체, 이것이 우리가 교회와 성도를 생각하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서로를 생각하며 기도해주는 공동체, 믿어주고 사랑하며 아껴주는 공동체, 이것이 교회의 참된 모습입니다.
네 물론 이런 마음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린 동병상련의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왜 입니까? 하나님이 자신의 독생자를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요일4:9). 성탄절 주일에, 이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가득 넘치게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 상기 칼럼은 8년전, 저희 교회 성탄절 목회 칼럼에 썼던 내용입니다. 우연히 이전의 파일을 보다가 마음에 다가와 다시 옮깁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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