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저희 가정이 지금의 뷰포드(City of Buford)로 이사 온 지도 5년 6개월 정도가 됐는데요. 여러분도 늘 하시는 일이지만 집이 있으면 고치고 수리해야 될 많은 일들이 있죠. 그래서 그동안 집과 관련해 수리한 것을 보니 소소한 것들은 제외하고도, 제법 큰 문제가 됐던 일들을 보면, 수도관이 터져 고쳤고, 한 여름에 에어컨 유닛 중 하나에 문제가 생겨 한 달 동안 고생고생하다 교체했고, 집 밖의 페인트도 칠하고, 지붕도 바꿨네요.
그 중에 눈에는 거슬렀지만 그리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지 못한 것이 있는데요.
실은 집에 차를 세우는 드라이브웨이(Driveway) 청소입니다. 차를 파킹 할 때마다 바닥의 이끼나 지저분한 때가 보이니 마음이야 불편했지만, 청소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깐요. 뭐 불편하지도 않고 반드시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죠. 또 당장 급한 일도 아니었고요.
그러다가 지난 주에 Pressure Washing 기계를 빌릴 수 있게 되어서 이번 주는 기필코 청소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날을 잡아 오후 내내, 집 앞과 뒤쪽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집 앞에 위치한 공용 보도까지 청소를 했습니다. 정말 태어나 처음 하는 일이라 요령도 없고 방법도 몰랐던 탓에, 신고 있는 신발에 물이 차서 발이 붓고, 손은 pressure gun 을 꽉 쥐느라 아팠고, 입고 있던 옷은 흙이 다 튀어서 온 몸이 흙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중간에 힘이 들어 내일 마저 못한 것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이틀 동안 고생을 하겠다 생각하니 늦더라도 다 끝내려고 이를 악물고 했고, 드디어 어둠이 짙게 내린 시간이 되어서야 ‘끝났다’ 고 외칠 수 있었습니다. 실은 이런 일을 해 보신 분들이 이 글을 보면, 별거 없는데 거창하게 표현한 것 같아 송구하네요. 여하튼 저는 처음 하는 일이라, 드라이브웨이 청소를 마치고, 그 다음 날 새벽 예배 준비도 못하고 바로 쓰러졌으니 피곤하기는 무척 피곤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여러 생각들을 해 보게 됐는데요. 일하는 내내 기계의 수압에 의해 드라이브웨이 바닥의 때들이 벗겨져 나가고, 겹겹이 쌓인 때 안쪽에 숨어있던 이끼까지 제거되는 것을 보면서는 ‘묵은 때가 많았구나’ 생각하며, 이런 때를 제거하니 마음이 즐겁기도 해서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동안 한 번도 청소를 안 했으니 ‘이렇게 힘들지’ 라고 생각하니 평소에 관리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말이죠. 실은 가까이는 자동차 관리도 그렇습니다. 평소에 오일체인지나 타이어 위치 교환(Tire Rotation), 또 그 밖의 정기점검을 꾸준히 하면 차를 오래 타게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기계나 건물 등의 관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을 영어 단어로Maintenance 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어원으로 분석하면 Main(손) +Tain(움켜쥐다) 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손으로 움켜줘서 빠져나가지 않고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의미죠. 그래서 유지관리(Maintenance)는 늘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관리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신앙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선지자 호세아는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호10:12)’ 고 선언합니다. 신앙의 묵은 땅은 오래 된 습관으로 굳어버린 형식적인 신앙의 모습들입니다. ‘기도, 예배, 봉사, 섬김과 교제 등’, 그 자체로는 너무나 중요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 중 어떤 것도 형식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순간이 하나님을 만나는 최고의 순간이 되도록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은 묵은 땅, 화석이 되 버린 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의 Maintenance 는 어떤 삶일까요? 묵은 땅이 되지 않기 위해 기경해야 될 것들은 다시 앞에서 언급한 기본들입니다. ‘기도, 예배, 봉사, 섬김과 교제 등’ 이런 기본들에 충실한 삶이 되야 합니다. 제가 ‘충실’ 이란 단어를 의도적으로 쓴 것을 놓치지 마십시오. 충실이란 충성 되고 신실한 마음입니다. 이 기본을 잊지 마십시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힘써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주님 안에서 부탁을 드립니다(마22:36-40).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