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짓는 일은 축복입니다

20년전, 저희 가정이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살았던 집은 반 지하에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 한 칸을 얻어 살았습니다. 당시는 침대도 살
형편이 안 되어 방에 딸려 있는 침대를 쓰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침대에 눕기만 하면 저와 아내가 가운데로 모이길래 보니, 침대의 스프링이 망가져 가운데가 푹 들어가는 침대였습니다. 그래서 늘 저희 부부는 침대 끝에 누워 잠을 자는 묘기를(?) 숙달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정도가 아니었죠. 매일 자고 나면 몸이 무겁고, 찌뿌듯했고, 통 흘리지 않던 코피도 흘리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심지어 옷을 입으려고 옷장을 여니 모든 옷에 곰팡이가 펴 있는 것을 발견했죠. 이런 심각한 상황을 교인들에게 지나는 말로 얘기를 했는데, 그 중 한 분이 본인이 쓰던 제습기를 빌려주며 ‘써 보라’ 하시길래 사용했는데 매일마다 가득가득차는 물을 비워내야 했습니다. 이런 집에 있다 크레딧 점수 조회를 안 하는 아파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 곳으로 옮기고, 그 후 다른 아파트에서도 지내고, 집도 사게 되는 등, 꽤 여러 번 이사를 반복하며 살았습니다. 쓰고 보니 갑자기 넋두리가 된 것 같네요.

현재 저희 베델믿음교회는 이전(건축)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1년 6월 슈가힐(City of Sugar Hill)의 한 교회(Light House Church)의 오후시간을 빌려 예배를 드렸던 2년, 그리고 그 후 2013년 9월부터 해밀턴에 있는 이 곳에서(Zion Hill Baptist Church, Buford) 8년간, 예배 공동체를 지키게 하셨고, 이제 교회는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새로운 지역인 3331 Friendship Rd 로 옮겨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이 이사를 가는 일도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될 일이 많듯이, 교회 이사는 모든 공동체의 맴버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기에 더욱 헤아리고 관심을 가져야 될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많은 일들을 할 때 깨닫게 되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 이전(건축)은 분명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축복이라는 사실입니다. 구약에서 모세에게 성막을 짓게 하신 일과, 솔로몬을 통해 성전을 짓게 하셨던 일, 그리고 바벨론 포로 이후 느헤미야 성벽재건공사 등, 하나님께 예배드릴 예배 처소를 짓는 일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든 백성들이 기쁨으로 참여했던 축복의 현장이었습니다. 백성들은 그 현장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원하는 마음으로 물질과 재료들과 노동력을 헌신했습니다(출35:4~29).

저는 물론 구약에 존재했던 성전을 교회를 짓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고린도전서 3:16은 성도인 우리를 향해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라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 안에 모인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는 각 지체들, 다시 말해 성도 자신이 교회입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지체들이 모인 곳에는 반드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하며, 예배를 드리기 위한 처소(공간)이 필요합니다. 초대교회도 각 가정에서, 때로는 성전에서, 그리고 회당과 특정한 장소에서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같이 교회의 공동체가 함께 모여 예배하는 예배 처소는 교회의 몸 된 지체들이 모여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 일을 저희 교회에 허락해 주셨습니다.

현재 교회 건물을 사용하게 허락해 준 미국 교회는(Zion Hill Baptist Church) 2년 전, 저희 교회가 다른 장소로 옮기기를 원했습니다. 실은 중차대한 일에 직면했던 것이죠. 그 후부터 교회를 옮기는 일을 준비하던 중에 전 세계적으로 닥친 팬더믹으로 인해 교회는 올 해 9월까지 1년 더 장소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옮겨야 되는 프로젝트가 사라진 것은 아니죠. 이러던 중 올 해 하나님은 교회가 새로운 장소로 이전(건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 하나님은 교회 공동체의 모든 맴버들이 한 마음이 되어 교회를 세우는 일을 인도하고 계심을 믿고, 우리는 자원하는 마음과 기쁨으로 참여하는 성도가 되야 합니다. 어떤 모습이나 헌신도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기도하며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갖고 계신 재능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물질로 헌신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모습도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자원하는 마음과 기쁨을 주시고,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축복을 목도하는 시간이 되게 하실 겁니다.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현장에 여러분과 함께 있게 될 것이 기쁘고 기대가 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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