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칼럼을 읽을 때에서야 제 아내는 일주일 전, 저희 집에 출현한 가든 스네이크(Garden Snake)의 정체를 알게 될 것 같네요. 지난 주일인데요. 예배를 마치고 그동안 미뤄왔던 Mulch깔기 작업을 화단과 집 주변에 하게 됐습니다. 작업을 하던 중 한 쪽 지붕 거터(Gutter)에서 내려오는 물을 지면에서 받아내는 물 받침을 들춰내는데 갑자기 눈에 들어온 녀석이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매우 작은 뱀이었죠. 실은 깜짝 놀랐는데요. 이 녀석이 혀를 날름거리며 움직이지 않기에 일을 도와주던 둘째에게 삽(shovel)같은 것을 급하게 찾아보라 했는데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바로 집은 것이 조금 큰 전지 가 (Shears)였습니다. 이것을 들고 급하게 돌아가 꿈쩍 않고 있는 녀석의 머리를 조준해 세게 한 방 먹였죠. 그리고 끝을 볼 심정으로 두 세 번 더 힘껏 내리쳤습니다. 이렇게 가든 스네이크는 자신의 운명을 마쳤 니다. 물론 꼬리는 계속 움직이며 살아있는 것처럼 속였지만 말이죠. 그 후 죽은 놈을 처리하기 위해 봉투를 겹겹이 묶어 처리했고, 식구들이 염려할까 봐 바로 홈디포에 가서 직원이 추천해 준 뱀을 쫓아내는 것을 사 갖고 와 뿌린 후 그 날 하루 일과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집 주변을 더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실은 오래 전 살던 슈가힐(Sugar Hill)에 있던 집에서도 가든 스네이크를 본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는 아내가 먼저 보고 놀라며 알려주길래 저는 큰 지렁이인 줄 알고 ‘지렁이’ 아니냐고 했다가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자료를 찾아 보니깐 가든 스네이크는 독도 없고 집 주변에 있는 여러 벌레들을 잡아 먹어 유익하다고 얘기한 글들을 본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어떤 글들은 친해지면 좋다고 하는데 말이죠. 저는 지금도 결코 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지난 주일 저녁에는 가든 스네이크와 마주쳐 씨름하면서, 하나님이 보실 때 오늘 성도인 우리 안에도 이렇게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죄들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죄의 사전적 의미는�μαρτ�α(하마르티아) ‘과녁에서 벗어나다’는 의미입니다. 과녁을 보는 눈이 없으니 잘못 보고 쏴서 빗나가는 것이죠. 하나님께로 향해야 될 마음이 없으니 하나님을 멀리하고, 하나님 없이 다른 길을 쫓아가는 것이 죄입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으로 사는 인생이 죄인이죠.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3:23에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라고 말씀하며 죄가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분명히 증언합니다. 결국 죄는 모든 사람을 사망으로(롬6:23) 이끌어 갑니다.

교우 여러분, 오늘 우리 안에 이렇게 들어앉아 자리를 차지한 죄악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일까요? 실은 제가 물받이를 들었을 때 똬리를 틀고 저를 쳐다보고 있는 뱀으로 인해 놀랐고, 그래서 당장 죽이려 했던 것처럼, 죄를 발견했을 때 이런 마음이 든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죄와 싸우고 또 싸워 이기려고 힘썼을 겁니다. 그런데 죄는 죄에 노출되면 될 수록 점점 더 익숙해져 가고 무감각해 져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도 로마서 7장에서 선을 행하길 원하나 원치 않는 악을 행한다고 말하며(롬7:17~19), 자신은 곤고한 인생이며 사망의 몸에서 누가 자신을 건져낼 수 있냐며 탄식했죠. 그러나 성도인 우리는 변치 않고 흔들리지 않는 소망이 있습니다. 그 소망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내 힘이나 능력으로는 죄를 이길 수 없으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고,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자유케 합니다(롬8:1~2). 이 생명의 은혜가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주어진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결코 죄와 친하지 않기를 결단할 수 있길 바랍니다. 물론 죄와 싸울 힘도, 능력도 이길 힘도 우리 안에는 없으며 오직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오직 이 은혜를 사모하며, 결코 죄와 친하지 않는 삶으로 더욱 변화되어 가도록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믿음의 사람이 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소망합니다. 샬롬!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