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공원 산책을 하며

부활절이 지난 월요일부터 지난 한 주는 학교들이 봄방학이라 일주일 내내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꽤나 만만치 않은 일들과 씨름하셨을 텐데요. 그래도 온라인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학교를 안 가는 것이 늘 익숙한 일이지만, 그래도 누구에게나 방학이란 왠지 그냥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 집에서 마냥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챙기시느라 수고들 하셨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평소 같으면 깨워야 될 시간에 깨우지 않았더니 예외없이 늦게까지 잠을 자고, 또 늦게 자느라 속타는 마음을 누르며 한 주간을 씨름한 것 같습니다.

하루는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내심 염려 돼,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억지로 데리고 집 근처 공원인 Cherokee Bluffs Park(Hall County 소재)을 가게 됐는데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저 또한 가본 적이 없어 낯선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가 보지 않았던 공원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갔는데요. 실은 도착해서 조금은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했던 공원은 산책로가 잘 안내되어 있고, 아니면 어디쯤에서 시작하고, 대략 어느 정도면 돌아올 수 있겠다 하는 그림이 그려졌는데, 공원 전체에 대한 맵이나 표지판 것을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제가 처음이라 못 찾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지만 개들을 데리고 온 분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공원 자체가 Natural Trail, 자연과 어울러진 산책로 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악 자전거를 탈 수도 있는 길이었구요.

우선 길처럼 보이는 곳을 아이들과 함께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특히 막내는 마스크에 긴 팔을 입고 있었던 터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걸으면서 아이들에게 신선한 공기도 맡아보라고 하고, 지저귀는 새소리도 들어보고, 물이 흘러 내려가는 곳에서는 물에다 손도 적셔보라고 하면서 걷는 그 길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니었죠. ‘궁시렁궁시렁’ 들리시나요? 걷는 내내 아이들에게 대화를 붙여도 그냥 빨리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은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서 실은 자연 그대로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도 차로 돌아왔을 때, 빨리 열어 달라고 재촉하는 아이들과 함께 차에서 사진 한 컷. 그리고 차에 앉자 마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니 “Never again” 이라는 막내의 말에, 속으로 ‘참 힘들었구나’ 싶어, “그래 여기는 참 힘들구나, 다시 오지 말자” 라고 답 해주었더니 “Thank you” 라고 하더군요. 하! 참.. 아이들과 산책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돌아오면서 저 또한 하나님 앞에서 우리 인생이 이런 모습이었겠다 싶어 잠시 사색하게 됐습니다. 우리도 신앙의 여정(Journey of Faith)을 걸을 때 평탄한 길만을 걷지는 않습니다. 공원에서 산책로를 걸을 때, 만나는 돌부리도 있고, 움푹 파인 길도 있고, 다리도 건너야 하고, 또 어디로 가는 것이 맞는 길인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신앙이 이렇죠. 돌부리 같은 문제도 만나고, 흔들리는 다리 같은 어려움도 겪고, 심지어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도 많습니다. 마치 제가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 것처럼, 주님 보실 때 우리 또한 ‘궁시렁궁시렁’ 대며 길을 걷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지는 않을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분명 주님은 신앙의 길 곳곳에, 태초에 지으셨던 그대로의 아름다움처럼,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드러내셨는데도 우리는 보지 못하고 투덜대며 사는 것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신앙의 길에 어떤 걸음을 걷고 계시나요? 분명한 것은, 그 길이 결코 혼자 걷는 길이 아니라는 겁니다. 공원에서 제가 아이들의 불평을 들으면서도 그 길을 걸었던 것처럼, 주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그 길을 걷고 계신다는 사실. 그 사실을 늘 마음과 삶에 붙드는 저와 여러분의 삶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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