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었습니다. 저희 집 막내 ‘민주’가 갑자기 피부과 진료를 받을 일이 생겨 그 날 따라 전에 진료받았던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Walk in’을 결심, 병원을 찾았습니다. 생각은 ‘사정을 해보자’는 심정이었죠. 그리고 병원을 들어섰는데, 어김없이 현관 앞에서 예약 없이 들어갈 수 없다는 소리만 듣고 예약 할 수 있는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 날 막내가 학교 수업까지 빠지게 된지라 어쨌든 전에 진료했던 담당 의사는 꼭 만나야 할 각오로 연락을 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 상담 간호사와 대화를 하고 담당 의사와의 진료를 요청했지만, 그 날은 가능하지 않다는 소리에 힘이 빠지더군요. 그래도 간호사는 소아과 전문의를 연결 해 줄 수 있는데 진료를 받겠냐고 해서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예약’을 잡아달라고 해서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소아과 전문의를 만났고, 상담을 한 후 민주를 담당했던 의사에게 소견을 보내 놓겠다는 얘기와 함께 처방을 받고 그 날 오전은 ‘훅’ 지나가 버렸습니다.
병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날 따라 심방이 있어 뭐라도 사려고 가게를 들렸습니다.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는데 막내가 “아빠 저 테이블에 올려진 것이 뭐에요” 라고 하더군요. 보니 ‘팁(gratuity)’이 담겨진 컵이었습니다. “팁이네”
“아빠, 팁 주고 싶은데, 팁 주면 안 되요?”
“왜 주려고”
“…” 저는 막내의 눈빛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보고 지갑에서 $1을 꺼내 막내에게 주었습니다.
“그래, 네가 주렴”
팁을 준 막내에게 물었습니다. “민주야, 왜 팁을 주고 싶었어”
웃음을 머금고 말하길, “착하잖아요”
“왜 뭐가 착한데, 우리가 서비스 받은 것이 없잖아, 그래도 친절하게 해 준 것 같아”
“응”
마침 그 때쯤 주문한 음식을 갖고 온 직원이 왔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건네 주는데 인사말과 함께 친절하게 건네 주더군요. 막내는 직원에게 “고마워요” 라고 말하며 가게를 나왔습니다.
아! ‘팁’에 대한 얘기가 조금 길어진 것 같습니다. 그 날 돌아오는 길에 저는 바로 그날 새벽에 전했던 말씀과 ‘팁’이 오버랩 되며 제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그날은 마14:13-21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에 관한 본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날 새벽에 4복음서 모두에 기록된 ‘오병이어의 기적(떡 다섯 개와 물고기 2마리로 여자와 아이를 제외하고 5,000명을 먹이신 사건)’의 메시지를 세 부분으로 나눠 전했습니다.
“1 기적이 일어난 현장에서 주님이 가지신 마음은 긍휼이었습니다. 2 기적의 현장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작은 것을 드릴 때 시작됩니다. 3 그 기적의 현장에는 나눔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주님은 이토록 모든 상황을 배우게 하시는지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작은 $1의 팁으로도 누군가에게 행복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음을 막내의 마음 씀씀이에 놀라며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행복이 제 상상일 수 있지만, 팁을 받은 직원의 마음에 어린 꼬마 아이가 준 $1에 하루 종일 따뜻한 마음을 생각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오병이어의 기적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생각해 봅니다.
그렇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일에도 나눔을 찾고 행할 수 있다면 우리는 늘 이 기적의 삶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오늘 $1의 팁을 통해서 다시 배우게 됩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멀리 있지 않음을 말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