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빈 나무

지난 주 저희 집은 백야드에 있는 매우 큰 두 그루의 나무를 배어 냈습니다. 실은 저희 옆 집이 원해서 하게 된 일인데요.

한 두 달 전쯤인가요. 옆 집 주인이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당신 집의 나무를 하나 베고 싶은데 허락해 주시면 제가 그 값을 지불하겠습니다.” 실은 아내가 오래 전부터 백야드의 큰 나무가 위험한 것 같아 베고 싶다고 가격을 알아보면 좋겠다고 얘기했던 차였거든요. 그래서 그의 갑작스런 제안은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좋은 제안이었죠. 그래서 ‘정말이냐’고 여러 번 물었는데 ‘그렇다’는 말에 왜 나무를 베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그는 답하길 “나는 나무와 어울러진 이런 곳을 너무 좋아해요. 그런데 이전에 나무가 쓰러져 지붕을 덮치는 바람에 고생한 적이 있어요. 당신 집 백야드에 있는 나무가 저희 집과 가까이 있어 쓰러지면 위험할 것 같아 베고 싶어요. 돈은 제가 낼께요.

그의 말에 ‘내게는 감사한 제안인데 괜찮겠냐’고 다시 묻자 ‘괜찮다’ 고 하면서 HOA(Home Owner Association)에 신청해서 허락만 받으면 자신이 일을 진행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일을 진행하면서 그 옆에 있는 나무 하나 더, 두 그루를 베는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했었죠. 그리고 며칠 전에 나무를 베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2,000 정도는 지불 되었을 것 같습니다. 너무도 고마운 일이라 아내는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지난 주는 이렇게 큰 나무 두 그루를 베어냈죠. 그리고 사진에서 보시듯 베어 낸 나무를 보면서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나무 안이 썩어 비어 있는 것이었죠. 나무 밑둥의 지름이 한 1m(3.3 feet) 정도 되는 큰 나무인데요. 속이 비워 있는 것을 보면서 이구동성으로 저와 아내는 “이렇게 속이 썩었는데 쓰러졌다면 큰 일 날 뻔 했다” 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그랬죠. 겉으로는 크고 가지도 무성했던 나무 안이 썩었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라 놀라면서 실은 오늘 이 시대 크리스천의 삶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겉은 크고 화려했지만 그 안은 썩어 비워진 나무를 보며, 오늘 이 시대 성도의 신앙이 이런 모습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2,000년 전, 침례 요한도 종교적 열심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향해서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임박한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라는 경고와 함께 나무에 비유해 이렇게 말했죠. “이미 도끼가 나무 뿌리에 놓였으니 좋은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리라(마3:10)”

최근 우리는 세계적인 대 유행병인 코로나(COVID 19) 로 인해 다들 힘겨운 삶을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의 문이 닫히고, 회사나 직장에서 확진되는 확진자들로 인해 늘 불안한 삶을 보내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성도들의 신앙의 열정과 헌신이 점점 식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때, 오늘 나는(우리는) 어떤 열매를 맺는 삶인가를 깊이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속은 썩은 비워 있는 삶은 아닌가?

만일 비워진 상태로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그 안에 썩은 곳곳을 청소하고, 그 안에 다시 열정과 헌신, 기도와 말씀을 채우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어떤 비바람에도, 험난한 고난이 닥쳐도 굳건히 지켜내는 믿음의 사람이 되야 합니다. 오직 성도의 소망인 주님을 더욱 의지하고 믿음으로 승리하는 삶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을 드립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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