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예배를 준비하면서 점심 때가 되어 교회 근처 식당에 들려 점심 투고를 주문했는데요. 주문한 음식을 받아 차에서 나오는데, 글쎄 투고 박스 밑에 뭔가 잔뜩 고여있는 것을 봤습니다. 간장 소스 같기도 하고 음식에서 넘쳐난 양념물같기도 한 것이었죠. 박스 밑이 흥건히 젖어 있더군요. 그나마 플라스틱 백 안에 들어 있어 다행히도 밖으로는 새지 않았습니다.
그냥 먹을까 주차장에서 잠시 몇 초 고민하다가, 그래도 그러면 식당 주인이 이런 서비스로 음식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것 같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귀찮지만, 돌아가 말했습니다. “이게 뭐에요. 다시 바꿔 주세요”
잠시 기다린 후 종업원은 교체된 음식을 ‘미안합니다’ 말하며 주었지만, 음식을 먹는 것이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마음이니 음식도 성의 없게 느껴져 다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죠. 아마도 한 동안 이 식당은 가지 않게 될 것 같습니다.

실은 식당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다 해도 말이죠.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투고 박스가 지저분한 채 음식이 담겨 있다면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음식의 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다듬어서 만들고, 먹을 수 있게 담는 모든 과정까지 음식은 준비하는 이의 정성이 담겨있을 때 그 맛의 진가를 발휘합니다.

실은 우리 삶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 갑니다. 가정이나 직장, 학교나 사업체등등 어떤 삶에도 주어진 곳이나 삶의 형편에서 맡겨진 모든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가 아닌가는 각자 돌아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도 예쁜 포장지에 선물을 담아 포장하면 그 선물의 가치가 빛이 나듯 말이죠. 우리는 각자의 삶을 예쁘게 포장하는 Finish Well (마무리를 잘하는 것) 이 있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이 달렸던 Finish Well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사도행전20:24)’ 그의 삶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언하는 일이었고, 그 일을 위해 생명조차 아끼지 않으며 끝까지 달려갈 길을 달렸다고 말합니다.

교우 여러분, 이제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한 주일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매년 만나는 시간이지만, 우리는 다시 오지 않는 2020년의 시간을 추억의 페이지에 남겨두게 됩니다. 2020년 새 해를 맞아 다짐했던 일들, 계획했던 일들, 지켜내지 못했던 일들 등등,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떠 오릅니다 – 아쉽기도 했고 후회도 되고, 미안한 마음도, 그리고 감사했던 마음, 고마운 분들. 그리고 지금 우리는 Finish Well 을 위해 남겨진 시간들을 보내야 합니다. 삶을 돌아보며, 올 해의 페이지는 이제 내년의 페이지를 맞는 징검돌이 되어 새롭게 시작하는 소망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달려갈 길을 달리고 있는 성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께서 오실 그 때까지 우리의 믿음은 멈춰서는 안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힘을 다하고 수고하는 Finish Well, 아직 여러분이 달려가는 믿음의 길이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이런 믿음의 경주에 놓인 2021년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비전과 소망을 위해 다시 기도하며 시작하는 저와 여러분 모두 다 되시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로마서 14:17)”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