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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hel Faith Baptist Church

“시작도 거룩하고 과정도 거룩하며 끝도 거룩해야 한다”

하나님이 진노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사람들의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보고로 인해 한 두 명씩 원망하며 밤새 통곡하더니 급기야 모든 백성들이 두려움과 불평에 사로잡혔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다면 좋았을 텐데, 어찌해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에 인도해 거기서 죽게 하려는가? 차라리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겠다”

이런 원망과 함께 그들은 심지어 긍정적으로 보고한 여호수아와 갈렙을 돌로 쳐 죽이려고 몰려왔다.

그 순간이다. 여호와의 영광이 성막에 임했고, 이렇게 모세에게 말씀하신다.

“이 백성이 어느 때까지 나를 믿지 않겠느냐, 내가 전염병으로 그들을 치고 멸하고 너로 그들보다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루리라(민14:11~12)”

이 말씀을 들은 모세는 간절히 기도한다.

“이제 주께서 이 백성을 하나같이 죽이시면 주의 명성을 들은 여러 나라가 말하며 여호와가 이 백성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에 인도할 능력이 없어 광야에서 죽였다 하리이다. 주여 구하오니 이 백성의 죄악을 사하시옵소서”

 

이상은 최근 ‘생명의 삶’ 묵상 본문인 민수기 14:11~19절의 내용입니다.

지난 화요일, 묵상반과 함께 본문의 말씀을 묵상하는 중에 제게 다가왔던 마음은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에도 모세는 겸손하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는 모습이 깊이 다가왔습니다.

실제 그는 하나님이 모든 백성들을 진멸하고 그를 통해 다시 크고 강한 나라를 이루겠다는 말씀에도 오히려 백성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죠. 민수기 본문에서 백성들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는, 하나님이 세상을 물로 심판하셨을 때의 심정과(창6:6~7) 거의 같은 심정입니다(원어를 비교해 보면).

이 의미는 원망하는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가 단순한 진노를 넘어, 진실로 모세를 통해 새롭게 시작 하시려는 (노아의 때와 같이) 하나님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럼에도 모세는 그 뜻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백성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구하며 말하길, 여러 나라 백성들이 하나님이 이 백성들을 가나안에 데리고 갈 능력이 없어 백성들을 죽이셨다고 조롱하고 멸시할 수 있다는 말로 고백합니다.

 

다시 말해 모세는 2가지 관점에서 간절한 기도를 드립니다.

하나는, 백성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는 간절한 마음의 간구입니다.

또 하나는,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을 죽이신다면, 세상은 하나님을 조롱할 것이라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이 땅에서 멸시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강력한 간구입니다.

 

저는 모세의 처절한 기도에서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드러나야 한다는, 하나님께 대한 모세의 경외, 경배의 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모세가 이렇게 기도한다 해도 모든 백성들을 멸하시고, 모세를 통해 다시 크고 강한 나라가 되게 하시며, 스스로 거룩하심을 드러내시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모세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백성들의 죄를 사하시되, 그들의 죄에 대한 대가는 광야에서 지불하게 하십니다.

 

저는 모세의 기도를 돌아보며, 교회 건축도 우리의 모든 사역도 이런 고백이 담겨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시작도 거룩하고 과정도 거룩하며 끝도 거룩해야 한다.’ 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기도합니다.

“주님, 교회 건축과 모든 사역을 시작하신 분은 주님이시며, 시작도, 그 과정에서도, 마칠 때에도 매 순간 하나님의 거룩하심이 드러나게 하소서!”

교우 여러분, 이런 거룩함을 위해 우리 함께 달려가게 되길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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