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Bethel Faith Baptist Church

“청소기가 고장 났어요(?)”

지난 주에 아내가 일하는 세탁소에 잠시 들릴 일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약간 체념한 투로 “청소기가(vacuum) 안 되요” 라고 하더군요. 바닥 청소를 해야 하는데 그나마 작동하던 베큠마저 고장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살펴봐야 되겠다 싶어, 베큠의 스위치를 켰더니 ‘윙’ 하는 소리와 함께 모터는 작동이 됩니다. 그렇다면 석션(suction) 의 문제겠다 싶어 바닥에 몇 번 왔다 갔다 하는데 먼지를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뱉아 냅니다. 그 순간 아내의 말, “내가 안 된다고 했잖아요” 라고 던지는 말에 청소기 때문에 불편했던 심경이 묻어 나는 것 같아 조금 진정 시키며 말했습니다.

‘알겠어, 그러니 하나하나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아’

그러고 나서, 청소기를 뜯어봐야겠다 싶어 갖고 나가려고, 청소기의 손잡이를 드는데, 손잡이가 쑤욱 빠지는 거에요. 그래서 안을 살펴보니 그 안에 ‘얇은 장갑’이 막혀 있습니다. ‘아! 알겠더군요.’ 석션이 되야 할 입구 중 하나에 장갑이 막고 있으니 먼지를 빨아들이지 않고 다시 밀어냈던 거죠.

물론 문제는 아주 행복하게(?) 잘 처리됐습니다. 아내의 밝아진 모습과 함께.

 

이런 잠시의 해프닝에 갑자기 제 마음에 이런 생각이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멀쩡한 청소기(베큠)도 어느 한 곳이 막히니 완전히 고장 난 것 같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청소기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다시 말해 정상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것도, 뭔가에 막혀 사용할 수 없으면 고장 난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 인생도 이런 모습일 때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들이 우리들의 생각과 삶에 근심이나 염려를 갖게 하고 힘들게 하죠. 실은 이런 문제들은 너무나 작은 일에도 있고, 때로는 큰 장벽을 넘어가야 할 문제들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문제의 장벽에 부딪히면, 우린 지레 겁을 먹고 부딪혀 보려 하지 않는 겁니다.  실은 저를 포함해 의외로 많은 경우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로 인해 실망(낙심, 염려, 좌절등)하고 포기하는 경우들도 있죠.

 

그렇지만 믿음의 선배들이 말씀에서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5:7),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빌4:6)’ 고 증언한 것은, 그들 또한 수많은 문제를 갖고 있었지만 그 문제를 주님께 맡기고 그 험한 장벽을 넘어갔다는 것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늘 돌아보고 살펴야 합니다. 청소기의 문제를 하나씩 점검하다 보면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고쳐 사용하게 된 것처럼, 우리 자신들의 문제도 주님 앞에 갖고 나와 계속 점검하고 살피며 기도할 때 주님과 함께 그 문제를 뛰어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어 갈 것입니다.

 

갑자기 제가 군에 있을 때 부대 안에 큰 간판에 이렇게 써 있던 문구가 생각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 저는 군에서 전차병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매일 전차 정비를 해야 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일이었지만 그렇게 해야만 전차를 사용할 수 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매일매일의 삶에 수많은 문제의 더미들이 몰려 온다 해도, 계속 끊임없이 주님께 그 문제를 맡기며 기도하는 것 외에 다른 답이 없음을 다시 깨닫습니다.

 

이런 결단으로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게 되길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

목회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