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지인 목사님이 직접 써서 보내주신 시 한 구절이 제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때, 다가 온 첫 구절을 옮깁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언가를 더 갖는 일이 아니라
덜어내도 남는 것들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되는 일이다.
목사님은 진정한 친구를 갈망하는 심정으로 또 이렇게도 적습니다.
다만
신앙이 흔들릴 때에도 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사랑이 지칠 때에도 등을 돌리지 않으며
마음이 말라갈 때에도 같은 하늘을 볼 수 있는 사람.
서로의 실패를 훈계하지 않고, 서로의 고독을 불쌍히 여기지 않으며
그저 “오늘도 여기 있구나” 하고 함께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
‘변하지 않는 이름으로 오는 사람’ 중에서 (오흥수)
목사님의 시가 제게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삶은 덜어내도 남는 것들이 있나요?’
‘당신은 어떤 삶에도 함께 기대며 마음을 나눌 벗이 있나요?’
실은 살면서 덜어내기 보다는 더 채우길 원하며, 내 것을 챙기는 이 땅의 삶에서 비워내는 것, 어떤 이익이나 유익이 없어도 마음을 나눌 벗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진정한 친구가 있길 원하면서도 자신이 누군가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문제는 늘 반복되는 숙제와 같죠. 그래서 시가 던지는 메시지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삶에서 또 하나의 의미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합니다.
가끔 나눴던 말씀이지만, ‘오늘은 어제 누군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다’ 는 말이 제 하루의 삶을 채찍질합니다. 우리는 ‘오늘’ 이란 시간을 살면서 그냥 보낸 수많은 일들이 짓눌러 오는 것을 후회하지 않고, 다시 하루의 삶의 옷깃을 여며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 또한 목사로서 오늘의 시간을 다시 소중히 헤아려 봅니다.
오늘은 2026년의 세 번째 주일이면서, 새 교회에서 드리는 첫 예배의 날입니다.
너무나 기다렸던 예배는 타는 목마름을 적시는 시원한 냉수같이 예배의 은혜를 사모하게 합니다.
물론 교회는 여전히 해야 될 일들, 해결해야 될 일들이 쌓여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신실하신 주님의 뜻을 헤아리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롬8:28)’ 는 주님의 말씀 앞에 기대와 떨림으로 서려고 합니다.
또한 주님이 인도하시고 역사하실 그 믿음의 길에 베델믿음의 모든 교우들이 함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길에 비워내도 남는 것이 있고, 서로의 손을 잡고만 있어도 알 수 있는 믿음의 벗이 되어 주님의 영광을 함께 노래하는 그 찬란한 믿음의 열매들을 함께 누리게 되길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