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저는 쓰고 있는 안경을 고치러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는 안경점을 들렸는데요. 안경을 고치고 나오는데 복도 중앙 의자에 제가 늘 쓰는 텀블러가 놓여 있어 바로 집어 들었죠. 그런데 그 곳에 계시던 분이 갑자기 저를 향해 소리를 지르시는 거에요. 분명 저를 향해 소리를 질렀으니 제가 한 행동을 나무라는 소리이셨죠. 그렇다면 원인은 ‘텀블러!’
그래서 집은 것을 다시 보니 제가 갖고 있는 것이랑 색상이나 모양이 똑같은데, ‘아차’ 싶었죠. 제 것은 차에 있고 들고 오지 않은 것이 순간적으로 생각이 난 것이에요. 그래서 집었던 텀블러를 바로 내려놓고 “아 죄송합니다. 제 것이랑 너무 똑같아서 제 것인 줄 알았어요. 정말 죄송해요” 바로 사과를 드렸습니다. 그 곳에 있던 손님들이 이 상황을 다 쳐다봐서 얼마나 낯뜨거웠는지 말이죠. 정말 그 때는 사과를 드린 후에도 속으로 얼마나 민망한지 마음이 말이 아니더군요.
그러면서 마음에 계속 맴돌았던 그날의 ‘실수’로 인해 저는 ‘실수’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다음의 몇 가지는 제게 하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1. 실수를 인정하라.
먼저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처럼 순간적인 실수이든,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실수이든 실수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실수를 영원히 안 하고 살 수는 없죠. 중요한 것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죠.
2. 실수에 대해 정직한 태도를 가지라.
그 실수를 받아들였다면(인정했다면) 그 실수에 대해 정직한 태도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직한 태도를 갖는 것은 실수를 인정하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그로 인해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정직하게 고백하는 것을 말합니다.
누가복음 19장에 보면 예수님이 여리고에 있는 세리장인 삭개오를 만난 사건이 있죠. 여러분이 아시듯 세리는 유대인이 다 미워하고 죄인 취급하는 몇 안 되는 직업 중에 하나인데요. 삭개오는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우두머리였습니다. 이런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을 만난 그는 바로 이런 고백을 하죠. “…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배나 갚겠습니다” 그의 말은 비록 자신이 모르고 한 일이 있어도(그 어떤 일이라도) 그 일을 인정하고 배상하겠다고 한 것이죠.
여러분, 실수를 알면서도 실수를 한 것이라면 심각한 죄입니다. 만일 이런 일이 있다면 주님께 정직하게 죄의 문제를 고백하고 회개하며 돌이키는 삶이 되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실수인 줄 모르거나 나중에 알게 된 일이 있다면 반드시 그 행동을 인정하고 바로 잡으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삭개오가 했던 것처럼 말이죠. 주님은 정직하게 행동하는 양심과 결단을 기뻐하십니다.
3. 실수를 줄이기 위해 멈춰 생각하라.
살면서 실수하는 일이 없어야 하지만, 실수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만일 제가 의자에 놓여 있던 텀블러를 보고 잠시 멈춰 생각했다면, 제 것과 너무나 똑같다 해도 분명 그렇게 집어 들고 나오려고는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물론 또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지만요). 그렇다면 잠시 멈춰야 합니다. 다만 멈춰 생각하는 것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부단한 노력과 결단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신앙의 삶에 멈춰야 할 시간이 있습니다. 기도지요. 어떤 행동을 하기 전, 어떤 결단을 하기 전 생각대로 행동하고 결정하기 전에 성도인 우리는 기도하며 멈춰야 합니다. 기도를 통해 주님의 마음을 알고,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중요한 본질은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고, 정직한 태도와 행동을 하기로 결단하는 것, 이것이 주님의 마음을 배우는 것임을 잊지 않는 저와 여러분 되길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