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개척 때부터 지금까지 성탄절마다
꼭 했던 일은 교인들의 가정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카드를 다 쓴 후 우표를 붙여 보내기도 했지만 교회에서 직접 드리기도 했는데요. 어느 해에는 교인 중에 한 분이 “목사님 올 해는 카드 안 보내세요” 라는 말씀에 “ 우표 값을 아끼려고 직접 드리려고요” 라는 말로 대화했던 생각도 나네요.
솔직히 손으로 뭔가를 쓰는 일이 이제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일정을 관리하거나,
어떤 메모할 일이 있을 때도 핸드폰에 직접 입력하는 편이죠. 또 설교 원고를 작성할 때도 컴퓨터 앞에 앉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본문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워드에(Microsoft Word) 글자를 치면서 원고를 작성하는 편이기 때문에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은 웬만하면 잘 안 하게 됩니다.
그래도 일년에 적어도 한 번은 모든 교우분들에게 성탄절 인사는 꼭 손으로 적어
카드에 담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지금까지는 잘 지켜 온 것 같네요. 물론
손으로 쓰는 일이 너무 힘들어 매 번 성탄절마다, ‘올 해는 ~ ’ 하며, 그냥 넘어가고
싶은 유혹이나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보기는 하죠. 그래서 흐트러지는 마음을 빨리
없애려고 성탄절 카드가 보이면 먼저 구입부터 하게 됩니다.
그리고 책상 한 켠에 둔 카드를 볼 때 마다 ‘이제는 써야지’ 라는 결심을 하죠. 그런 후 드디어 한 장의 카드를 집어 오픈하게 되면, 그 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가게 되고, 어느새 모든 교인들의 가정에 제 마음을 담게 됩니다.
누군가 “왜 힘들게 카드를 일일이 적냐” 고 묻는다면 실은 대답은 “성탄절이라서..” 라고 대답하는 것이 제 정직한 답입니다. 개척 초기에는 교인 가정이 얼마 되지 않았고, 당시만 해도 성탄절에는 늘 카드를 적는 일이 보편적이었던 때였기에 어떻게 보면 너무 당연했죠. 그런 후 최근 수년 전부터는 카톡 카드가 발전해서 절기마다 ‘카톡 카톡’ 울리는 소리에 정신이 없기도 하죠. 그런데도 여전히 저는 교인들에게 보내는 성탄절 카드만큼은 손으로 적고, 봉투에 담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는 교인 가정 수가 제법 되고 분명 써야 될 카드의 량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카드를 쓰는 이유가 있다면 한 가지 마음입니다. 모든 분들에게 성탄절이라고
선물을 드리는 것은 제 형편상(?) 어렵지만 말이죠. 그래도 마음만큼은 손으로 꾹꾹 눌러 담으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글자를 잘 못쓰고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아 카드를 몇 번이나 버릴 때도 있죠. 그래도 그
때마다 다시 손으로 눌러 쓴 글씨에는 저와 아내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아! 카드를 쓰며 교우 모든 분들께 진실로 감사를 드립니다.
손으로 ‘꾸 ~ 욱 ~’ 눌러 쓴 마음의 선물을 모두에게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받은 성탄절의 축복입니다. 주님이 세우신 몸 된 교회인 베델믿음교회에서 여러분과 함께 오늘도 믿음의 공동체를 함께 세워 나가는 기쁨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계속해서 그 축복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게 될 영광의 날들을 소망합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