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된 것 같습니다. 강대상을 비치는 조명(spotlight)이 한 번씩 깜빡이더니 그 횟수가 잦아지더군요. 하루는
마음먹고 등을 갈아야 겠다 생각하고 교회에 있는 사다리를 갖고 와 손을 뻗어 봤습니다. 6피트 정도되는 사다리였는데, 손이 닿지 않더군요. 더 긴 사다리가 필요했습니다. 적어도 8피트는 되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생각하는 중에, 우선 홈디포에서 등을 사고, Lightbulb changer 를 사서 등을 바꿔 보기로 생각하고 시도했죠. 그런데 실패!!!
등을 잡아주는 홀더가 들어가지 않으니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높이가 되는 사다리를 고민하는데, 마침 저희 집의 사다리가 생각났습니다. 이 사다리는 A형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펴서 일자로도 쓸 수 있는(외벽을 탈 때) 기능성 사다리인데요. 될 것 같더군요. 마침 둘째가 학교 마치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사다리를 교회로 옮겨 세우고 해 보니 손이 닿았습니다(7.6피트 정도는 세울 수 있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등을 다 갈고 나니 잘 해냈다는 뿌듯함에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한 가지 일이 더 있었죠. 아내에게 전화가 왔는데요.
‘옷을 거는 컨베이어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다급한 목소리였습니다. 마침 그날 교회 일을 하면서 낮에 짬을 내 세탁소 등도 갈았는데, 그 때 ‘당신이 뭔가 잘 못 만져서 그런 것 아니냐’는 항의성 전화이기도 했죠. 그래서 급히 가 봤는데 뭔가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을 알았습니다. 세탁소 공장 주인 분에게 전화를 했더니 휴즈를 교체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휴즈를 샀습니다. 그런데 휴즈를 갈아 넣기 위해서는 컨베이어 상부에 놓인 모터 본체에 붙어있는 휴즈를 바꿔 넣어야 하는데, 당연히 손이 닿지 않아 사다리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사다리를 갖고 와서 휴즈를 갈았는데 단순히 휴즈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그 날 문제를 해결 못했고, 다행히 그 다음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고장 난 컨베이어를 고칠 수 있었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하루 종일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일해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인 셈이 됐죠. 그리고 그 날 따라 사다리를 갖고 여러 일을 하면서 사다리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생각해 본 날이었습니다.
실은 이렇게 제 경험만이 아니라 여러분도 경험 하셨듯이 말이죠.
사다리는 손이 닿지 않는 곳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도구입니다. 물론 아무리 튼튼하고 큰 사다리가 있어도 한 발 한 발 떼며 올라가야 하듯, 사다리는 몇 단계씩 떼어 오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려올 때도 몇 단계씩 내려오면 위험할 뿐만 아니라 다칠 수 있죠.
그래서 한 발씩 떼어 내려오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렇게 천천히 오르다 보면 올라가듯, 저는 그 날 우리 신앙의 사다리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앙의 고지를 오를 때 우리는 믿음의 사다리를 오르게 됩니다. 사다리는 비록 천천히 오르더라도 한 발씩 떼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더 높이 오를 수 있듯 신앙 또한 점프하듯 오르지 않고 한발씩 떼는 인내와 수고가 있습니다. 때로는 부딪히는 일들로 힘들어하고, 건강이나, 자녀, 사업이나 관계등 겪는 여러 문제들로 인해 버거울 때라면, 사다리를 오르는 심정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조금씩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저 아래에 그토록 힘들어하던 문제들이 작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야고보는 1:2-4절에, 사다리를 오르는 인내의 여정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죠. “2 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3 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4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 우리는 이 말씀과 같이 인내하며 오르다 보면 시험을 이겼고, 또 그 시험을 겪고 난 후 얻는 열매로 인해 기뻐하게 되고, 믿음으로 얻는 은혜로 인해 온전하고 부족함이 없는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져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신앙의 사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믿음으로 발을 떼어 오르시기 바랍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