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은 지난 주에 말씀 드린대로 ‘비아 돌로로사’ 길을 걸으며 찾게 된 의미를 나누려고 합니다. 비아 돌로로사 길에는 14개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각 지점은 예수님이 고난을 당하시며 겪으신 사건들을 표시한 곳입니다.
물론 지난 칼럼에도 언급한 것처럼, 지금의 비아 돌로로사가 2,000년 전의 그 길인지는 정확히 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은 이 길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그 의미를 만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의미 있는 순례의 첫 시작은 라이온 게이트(Lion’s Gate: 스데반 문이라고도 불림)를 들어서면서 시작됩니다. 성문을 들어서면 베데스다 연못(요5:1-15, 38년된 병자가 치유된 그 연못) 과 그 안에 있는 성 안나 교회를 지나치면 제 1지점이 시작됩니다.
제 1 지점(막15:1-15)은 예수님이 빌라도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으신 곳입니다.
제 2지점(막15:16-20, 마27:27-31)은 예수님이 가시관을 쓰고 홍포를 입고 희롱 당한 곳입니다.
제3지점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다 처음 쓰러진 곳입니다.
제4지점은 예수님이 슬퍼하는 마리아를 만난 곳입니다.
제5지점(막15:21,마27:32)은 구레네 시몬(Simon of Cyrene)이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진 곳입니다.
제6지점은 성 베로니카(St. Veronica) 여인이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준 곳입니다(그리스 정교회가 전승에 따라 1882년에 이 지점에 기념교회를 세움).
제7지점은 예수님이 두번째로 쓰러진 곳입니다.
제8지점(눅23:28)은 예수님이 마리아를 위로한 곳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
제9지점은 예수님이 세번째로 쓰러진 곳으로 곱틱 교회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10지점(요19:23-24)은 예수님이 로마 군인들에 의해 옷 벗김을 당한 곳입니다. 제11지점(눅23:33)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힌 곳입니다.
제12지점(마27:45-50)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운명한 곳입니다.
제13지점(마27:59)은 아라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놓았던 곳입니다(돌이 붉은 색이라 예수님의 피라고 여김).
제14지점(마27:60-61)은 아리마대 요셉이 자기의 무덤에 예수님을 장사 지낸 곳입니다. 참고로10지점에서 14지점까지는 골고다 언덕이라고 추정되어 세워진 지금의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er)에 있습니다.
저는 이번 비전트립 맴버들과 이 길, 비아 돌로로사를 걸으며 함께 걷는 순례객들의 모습들을 살펴 봤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름다운 찬송으로 그 길을 묵상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골똘히 깊은 생각에 잠겨 걷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일행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쫓아 갑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예수님이 시신이 놓였던 돌에 자신들의 몸에 지닌 것들을 올려놓고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제게 묻습니다. ‘비아 돌로로사는 어떤 의미인가?’
이 물음에 저는 이런 마음으로 답합니다.
먼저 그 길은 주님께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짊어지고 내 대신 걸으신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 곳엔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넘쳐나는 상인들, 때로는 사람들을 속이고 구걸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2,000년 전 그 길도 유월절 절기로 인해 인산인해로 뒤덮인 길이었습니다.
바로 그 길, 모든 인생들을 위해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걸으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바로 우리가 지고 죽어야 할 십자가, 그리고 그 길을 주님이 우리 대신 걸으신 길, 바로 그 길은 우리를 살리기 위한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 끝에는 예수님의 무덤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주님이 십자가에서 내려지신 그 돌 위에 자신들의 패물을 쏟아 놓고 기도하고, 십자가가 서 있던 곳이라고 경건하게 입을 맞추지만, 정작 그 곳엔 주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왜? 주님이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 부활하신 주님이 있기에 십자가의 길이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고전15:12-29).
돌아와서 생각하니 다음에 비아 돌로로사를 다시 걷게 된다면, 사람들의 인적이 없는 새벽에 그 길을 꼭 다시 걷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다시 비아 돌로로사, 다시 그 길을 걷고 싶습니다”
<비전트립 일지는 이스라엘, 요르단 땅에 담긴 성서의 땅과
그 의미를 배우는 믿음의 여정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