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메주자(מְוזּזָה ‘(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4년인데요. 학교에서 가게 된 이스라엘 문화 체험 기간 중, 일행보다 이틀 먼저 이스라엘에 도착해서, 그 곳의 유학생으로 계시는 목사님 댁에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낯선 이방인을 위해 아파트 입구까지 마중을 나오신 목사님을 따라 이스라엘에 사시는 분의 집에 처음 들어가게 됐죠. 그 때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장식 하나를 봤는데, 보자마자 한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아, 저것이 메주자구나’. 실은 제가 목사님의 집 문에 달려있는 작은 상자를 보는 순간, 메주자가 떠오른 것은 이미 책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일반적으로 메주자는 문 오른편에 붙어있는 작은 상자로, 문이 있는 곳 어디든지 조금씩 모양은 다르지만 달려 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 문화와 삶의 매우 중요한 한 부부인 ‘메주자’를 소개합니다.
1) 메주자는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출애굽 시킨 밤의 마지막 재앙 때(애굽의 장자의 죽음, 유월절 사건), 양의 피를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라 하셨을 때, 여기 문설주의 단어가 ‘ 메주자’입니다(출12:22-23).
2) 메주자는 쉐마라고 불리는 신명기 6:4-9 말씀을 따라 조그만 상자안에 이 신명기의 구절들을 새겨 넣도록 되어 있습니다(또 네 집 문설주(메주자)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신6:9; 11). 이는 문 오른편 2/3 지점, 곧 성인의 눈 높이 정도에 붙이도록 되어 있고, 유대인들은 문을 출입할 때마다 이 메주자를 만지거나 입을 맞춥니다. 유대인들은 대부분의 문에 메주자를 붙이지만 화장실 문이나 창고에는 붙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유대인들은 이 메주자를 만지고 묵상할 때 마다 “하나님께서 내가 나가고 들어오는 것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켜 주시기를”이라는 기도문을 암송한다고도 합니다(비교; 시 121:8). 실제로 제가 본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곳곳의 문에 달려있는 메주자를 잠시 만지거나, 묵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늘 생활 가운데 메주자를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3) 실은 이런 그들의 삶이 부럽기도 하고 도전이 되는데요. 부럽다고 느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그들의 문화 자체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회를 보면,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심하게 비하하고 경멸하고, 기독교를 근본으로 시작된 미국 조차도 성경이 강조되면 헌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간주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말입니다. 물론 유대인들은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단지 선지자로만 여기지만요.
4) 그럼에도 도전이 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이렇게 마음과 삶에 새기고 산다는 것입니다. 매일, 매 순간, 모든 곳에서 ‘메주자’ 를 보고, 묵상하는 것이 그들의 삶이라면, 오늘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말씀을 얼마나 묵상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더구나 말씀이 육신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주님으로 믿고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말씀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있는가를 더욱 묻고 답하는 삶이 되야 합니다.
5) 메주자의 덮개에는 ‘쉰(שׁ ‘(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쉰’ 이란 글자를 새겨 넣은 것은 ‘쉰(שׁ ‘(은 샤다이(שַׁדַּי (의 첫 글자로, 메주자 겉 덮개에 ‘샤다이’라는 글자가 기록되어 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이름인 ‘엘 샤다이(전능하신 하나님)’를 의미하며, ‘이스라엘의 문들을 지키는 자’ 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6) 이렇게 메주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날마다 새기는 정체성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살아야 합니까?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 곧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생명의 구주로 믿고 살아가는 삶이 되야 합니다. 비록 ‘메주자’와 같이 눈에 보이는 것은 없어도 보이지는 않으나 날마다 우리 삶에 살아계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우리를 눈동자같이 지키시며 인도하시는 주님을 신뢰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되야 합니다(히11:1~2). 또한 메주자가 쉐마(신명기 6:4~9)의 말씀을 담아 둔 것처럼, 늘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는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7) 그리고 하나 더, 메주자는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오직 그리스만이 우리의 생명의 문이고 길이며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메주자를 생각할 때마다 생명의 문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날마다 마음에 새기는 믿음의 삶이 되야 합니다.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받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요10:9)’ <비전트립 일지는 이스라엘, 요르단 땅에 담긴 성서의 땅과 그 의미를 배우는 믿음의 여정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베델믿음지기 서성봉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