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는 것은,
오늘은 Mother’s Day(어머니의 날)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는 Mother’s Day(어머니의 날)와 Father’s Day(아버지의 날, 올 해는 6월 16일)를 구별하지 않고, 5월 둘째주를 “어버이주일” 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예전에 한국에서5월 8일을 어버이날로 지키며, 주로 자녀들이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기억,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으로 시작하는 ‘어머니의 마음’ 노래를 부르며 훌쩍였던 생각도 납니다.
이렇게 매 번 어버이 주일을 보내면서, 실은 설교자로서 많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특히 설교에 대한 부담이 커서, 자녀들이 부모들에게 해야 될 것들을 말해야 하는 구절들을 뒤적여 보기도 합니다. 출애굽기에 기록된 십계명의 제 5계명이나, 에베소서 6장의 부모에게 순종하라는 구절등, 여러 구절들에서 부모에게 순종해야 될 구절들을 꼽아 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구절들 못지 않게 제마음에 깊이 다가오는 것은 진정으로 나는 참되며 믿음의 부모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부모됨’ 에 대한 마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제 경우도 교회에서는 목사이고, 아내에게는 남편이고, 가정에서는 또한 아들의 삶이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자녀들에게는 아빠이죠. 바로 이 중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역할은, 아빠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일 설교도 이런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한 기사가 눈에 띄었는데요. 식물인간으로 10년간 누워있던 남편을 아내가 헌신적으로 간호해 깨어났다는 기적 같은 뉴스였습니다.
다음은 그 기사의 일부입니다.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어 10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낸 중국인 남성이 아내의 헌신적인 간호 덕분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4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은 남편을 극진히 보살핀 중국 동부 안후이성 출신 쑨홍샤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쑨씨는 지난 10년 동안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남편을 사랑으로 보살폈다. 그는 “남편을 간호하기 위해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다”면서도 “두 자녀가 낙담하지 않고 강해지도록 내게 영감을 줬다.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는 기사의 말미에 쑨씨의 말이 눈에 담겼습니다.
“두 자녀가 낙담하지 않고 강해지도록 내게 영감을 줬다.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
그렇습니다. 쑨씨의 남편이 10년간 병상에 있을 때, 그녀는 ‘남편이 언제 깨어날지, 깨어나기는 할 지’, 알 수 없는 상태에도 그녀를 지탱해 준 것은 고백같이, 두 자녀였고,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는 말이 깊이 다가옵니다.
그렇기에, 오늘 칼럼을 통해 말씀드리는 부모됨(부모가 되는 것)은 거창한 말이나 구호가 아닙니다. 단지 그녀의 말처럼,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가를 묻고, 답하는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좋은 본보기란 성품이 좋고, 실력 있는 자녀로 키워내는 부모의 열성이나 노력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특히 크리스천으로서의 좋은 본보기는 믿음입니다. 자녀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녀들의 언어와 행동, 태도는 곧 부모의 영향력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자신의 모습을 자녀들을 통해서 보는 것이 실은 두렵고 떨리는 일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부모 된 우리가 점검해야 할 것은 자녀들에게, 또 우리의 이웃들에게 주님을 믿는 믿음의 본인가를 늘 끊임없이 확인하며, 결단해야 하죠. 왜냐하면 주님 앞에서 우리의 믿음이 성장할 때, 진정한 부모됨도 더욱 온전해 지기 때문입니다.
교우 여러분, 주님 안에서 여러분의 믿음을 점검하십시오.
‘범사에 감사하십니까? 모든 삶에 기뻐하십니까? 염려하는 것은 없으신가요?
염려와 걱정과 다툼을 자녀들이 있는 곳에서도 너무 쉽게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요? 등등’
실은 믿음 안에 점검해야 될 많은 것들이 억지나 의무가 아닌 진심으로,
그리고 기쁨으로 자녀들에게 전이된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부모됨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우리의 믿음을 점검해야 합니다. 이런 부모됨을 이루는 소망이 공동체와 우리 모두에게 넘쳐나게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