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UNHCR)는 2022년 말 기준, 자신이 살던 곳을 강제로 떠난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1억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돌파했는데, 여전히 이 땅에 사는 사람 100명가운데 1~2명은 살던 터전을 강제로 떠나야 했다는 말입니다.
난민은 큰 범위에서 전쟁이나 분쟁, 폭력이나 박해, 극도의 빈곤, 기근, 자연재해 등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난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래서 탈레반의 박해로 인한 아프가니스탄과 10년 이상의 내전으로 전 국토가 황폐화된 시리아와 수단에서 가장 많은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UNHCR에 의하면 22년 말 기준, 독일에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제외한 중동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국가로부터 210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무슬림입니다.
이런 무슬림의 급격한 유입으로 인해 유럽 사회는 이슬람에 대한 공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무슬림 난민이 자국민 안전에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크리스천들이 이들 무슬림 난민을 외면해서야 될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크리스천들은 단순히 ‘무슬림 난민은 위험하다’는 명제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근거로 하나의 분명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난민들이 탈출해 온 국가들이 대부분 이슬람권 국가들이라 직접 선교사를 보내기 쉽지 않은 지역이라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슬람 외 타종교의 전도행위를 금지하고, 그들 국민이 이슬람에서 타종교로 개종을 하면 그 사회에서 극심하게 핍박을 받기 때문에 전도가 극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중동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권 국가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은 엄청난 준비와 재정, 그리고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합니다. 또한 심각한 경우 외국인이 기독교 선교사라는 사실이 공개되면 투옥되거나 추방됩니다. 그래서 이슬람권 국가에서의 선교사역의 열매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이들 난민들이 어떤 이유이든 우리 곁에 왔다는 것은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이죠. 이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법이나 관습으로 전도가 금지되어 있어 복음을 공개적으로 들을 수 없지만, 그 무슬림 난민들은 그들 본국에서 얽매인 모든 관계에서 해방되어 종교의 자유가 있는 유럽에서는 복음을 공개적으로 들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회입니다.
생명의 위협을 피해 도망쳐 온 난민들은 일반적인 이주민들과 상황이 다릅니다.
그들은 절박하게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이런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난민들은 교회가 자연스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입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난민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고난에 귀 기울이고, 어려운 현실의 얘기를 듣고 도움을 주면 그들이 마음을 열게 되고,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그들 본국에서 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크리스천인 우리는 인도주의적 관점을 넘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세상에 전하는 ‘하나님의 정의’의 관점에서도 난민선교는 꼭 필요합니다.
무슬림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사람이고 누구보다 복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슬람이라는 흑암의 세력에 잡혀 있는 불쌍한 존재입니다. 그들이 전쟁과 박해와 폭력의 위협으로 나그네 된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선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행동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난민선교의 시작은 당장 시급한 필요를 채워주는 섬김과 이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전도사역이 병행돼야 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무슬림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동족에게 또다시 복음을 전하는 선순환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 거룩한 부담을 안고 저와 아내는 IMB 선교사로 자원했고, 2020년 3월에 파송받아 현재 독일에서 난민을 복음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일에 물질과 기도로 함께 해 주신 베델믿음교회 교우 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